"넣어봤자 안 돼" 젊은층 외면…청약통장 가입자 1년 새 50만 명 '뚝'

2년 8개월 연속 감소…'무용론' 고개
가점제 당첨 희박…"특별공급 늘려야"

서울 시내 은행 외벽에 걸린 주택청약저축 안내문.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50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에서는 청약 당첨이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청약통장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체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등) 가입자 수는 7월 말 기준 2636만 63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2637만 6368명)보다 1만 67명, 지난해 동월(2687만 1644명)보다 50만 5343명 감소한 수치다.

가입자는 지난 2022년 6월 2859만 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2월까지 2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갈수록 낮아지는 당첨 확률에 젊은 층이 청약통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가점제 아래에서 만점(84점)을 채우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을 충족해야 한다.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1~2인 가구의 경우 가점제로 청약에 당첨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한 30개 아파트 청약의 당첨 하한선 평균은 63점이다. 이는 3인 가구 기준 청약 만점인 64점에 육박한 수치다.

서울 강남권의 일부 단지에서는 4인 가족 기준 만점(69점) 점수를 받고도 탈락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특별공급 제도도 신혼부부 유형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어 일반 청약자들의 당첨 확률도 낮아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청약 대신 직접 매입에 나선 영향도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서울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1374만 5000원)는 전년 동기(1331만 5000만 원) 대비 3.23% 상승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행 가점제 아래에서 1~2인 가구는 당첨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에, 생애 최초 특별 공급을 늘리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