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무풍지대' 강남도 흔들…아파트 평균 거래금액 하락
6·27 대책 이후 거래량 급감…급매 거래 늘어 가격 방어 어려워
심리 위축에 수억 원씩 떨어진 사례 속출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6·27 대출 규제 이후 시장이 급격히 식으면서, 규제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강남권마저 거래가 주춤해졌다. 6억 원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평균 거래금액이 한 달 만에 수억 원씩 떨어지는 등 체감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직전월보다 1억 7132만 원 하락한 29억 7430만 원이었다.
송파구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달 18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6월 중반 19억 원 중반에서 3개월 만에 다시 18억 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직전달과 비교하면 1억 5865만 원이 감소한 수치다. 서초구 역시 평균 거래금액이 3139만 원 감소한 28억 2798만 원이었다.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특정 시점과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전체 금액의 평균값을 의미한다. 이는 전반적인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활용되는 지표다.
거래금액 하락은 고가주택 등 거래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의 7월 거래 건수는 560건에서 285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서초구는 356건에서 176건, 송파구는 650건에서 341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특히 시장 침체로 급매가 늘어난 점도 거래금액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강남권에서는 수억 원씩 떨어진 급매 거래가 다수 포착된다.
강남구 일원동 우성7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2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대비 7억7000만 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래미안 전용 150㎡도 직전 거래가(17억 5000만 원)보다 6000만 원 하락한 16억 9000만 원에 팔렸다. 신고가와 비교하면 3억 2000만 원 낮아진 것이다.
안전 자산으로 불리며 경기 변동에도 강세를 유지하던 강남 아파트도 이번 대책 이후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급매물이 늘고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정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일부 거래에서 가격이 내려간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강남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심리적 파급력은 피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권은 대출 규제의 직접 영향은 덜하겠지만, 시장 위축에 따른 심리적 영향까지 무시할 수 없다"며 "매수하려면 상승 여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에 반하는 움직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가 끝난 다음달을 기점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어떤 정책이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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