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신고가 릴레이'…대출 규제에 매물 감소·가격 급등
한 달 새 서울 전세 매물 9.8% 줄어…전문가 "수급 불균형 심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전세난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매매 대신 임대 수요가 늘고 전세 매물이 줄면서 곳곳에서 과거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 전용 141㎡ 전세가 지난달 12억 원에 계약됐다. 이는 2021년 8월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세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최고가(10억 원)보다 2억 원 높은 금액이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 84㎡C타입은 지난달 8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신고가보다 5000만 원 낮지만, 8억 원 이상 거래가 나온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59㎡F 타입은 지난달 전세가 1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였던 2021년 10월과 동일한 같은 수준이다.
염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셋값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며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는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고가 행진의 배경으로 매매 위축과 전세 매물 감소를 꼽는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로 매수 여력이 줄자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지역은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치고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 2200건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1일(2만 4406건)보다 2406개(9.8%) 줄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로 인해서 집을 사야할 사람들이 임대로 돌아서면서 수요가 늘어난데 비해서 공급은 신통치 않다"며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며 가격이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으로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단지의 전셋값은 하락하고 있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권 전세 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메이플자이 전용 59㎡는 8일 전세 보증금 9억 원에 계약됐다. 매매가(43억 1000만 원)와 비교하면 전세가율은 30%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현재 매물은 최저 9억 8500만 원에 나와 있다. 불과 지난달 초만 해도 12억~14억 원 대였던 시세가 2억 원 이상 떨어졌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최소 1억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전세대출 중단으로 영향으로 강남권 전셋값이 크게 내렸다"며 "이와 달리 강북의 경우 수요도 꾸준하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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