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민평형 전세 6억 돌파…2년 새 6400만 원 급등

수도권 평균 보증금 4.3억 …전세대출 이자까지 '이중고'
과천 1.5억·마포 15% 급등…중소형 평형 중심 전세난 심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2년 전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며 올해 수도권 전세 보증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 국민평형(전용 84㎡)의 경우 지난 2년간 전세 보증금이 6000만 원 넘게 올랐다.

2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2023년 상반기와 2025년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7878개 단지를 비교·분석한 결과, 평균 전세가는 3억 9063만 원에서 4억 3278만 원으로 4215만 원 상승했다.

특히 전용 84㎡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전용 84㎡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은 2023년 상반기 평균 5억 3760만 원에서 2025년 상반기 평균 6억 196만 원으로 6435만 원 급등했다.

이는 평균 연봉 3204만 원인 직장인 세입자가 2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세입자가 느끼는 압박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별 전셋값 상승률의 평균치는 오히려 중소형 면적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기준으로 중형(60~84㎡) 아파트가 11.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소형(50~60㎡)이 10.8%로 뒤를 이었다. 반면 대형(85㎡ 초과)은 9.8%, 초소형(50㎡ 이하)은 5.6% 상승에 그쳤다.

신혼부부나 3~4인 가구 등 실수요층이 가장 많이 찾는 중소형 면적 위주로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추이(집토스 제공)

전셋값 상승은 수도권 전역에서 나타났으며, 일부 경기 지역은 서울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과천시는 국민평형 전셋값이 2년 만에 평균 1억 5450만 원(아파트별 상승률의 평균 21.9%)올라 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양주시(19.3%), 구리시(17.3%), 화성시(16.6%), 시흥시(15.4%) 등이 뒤를 이으며, 경기 지역의 전세 시장 불안을 주도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15.4%로 가장 높은 평균 상승률을 보였으며, 서대문구(14.4%), 동작구(14.0%) 등이 뒤를 이었다. 서초구가 1억 1717만 원, 강남구가 1억 1081만 원 올라, 고가 지역의 보증금 증액이 컸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매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세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2년 전 대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매매로 갈아타려던 계획이 막힌 무주택 서민들이, 급등한 전세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