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도 예외 없다…서울 집값, 과열인가 상승 초입인가

성동·강남 등 주요 지역 상승세 확대…1층도 수십억에 거래
전문가 "정책 불확실성 해소·공급 부족에 실수요 회복세"

서 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모습. 2025.6.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가 많이 없는 저층에서도 신고가에 버금가는 거래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본격적인 '대세 상승'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3주(16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 주 대비 0.36%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직전 주 0.26%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이 가운데 성동구는 금호·하왕십리동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0.76% 오르며 서울 전체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도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0.75% 상승했고, 송파구(0.70%), 강동구(0.69%), 서초구(0.65%) 등 강남3구 역시 서울 평균 상승률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도 희망가격이 오르고, 매수문의가 많아지면서 상승 거래 사례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1~5층의 저층에서도 신고가에 버금가는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차 전용 102㎡ 1층은 5일 60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가구가 지난 2020년 11월 22억 2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7배 상승한 거래다.

같은 단지에서는 지난 5월 전용 208㎡ 2층 물건이 신고가 88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현대 1,2차 아파트에서도 올해 3월 전용 196㎡ 1층 물건이 92억 원에 거래됐는데 비슷한 면적인 전용 198㎡ 11층 물건은 같은 달 94억원에 거래됐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대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7월부터 강화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돼도, 서울 핵심지 수요는 여전히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수요층 중심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며 억눌렸던 주택 거래가 재개되고 있다"이라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가 나오더라도 단기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인위적 개입보다는 시장 흐름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서울 중심지역은 당분간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변동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