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만 뜨겁다…'영끌' 대출 못 갚은 경매 부동산 다시 늘었다

2월 전국 부동산 임의경매 1만1448건…전달比 1983건 ↑
"하반기까지 아파트 중심으로 임의경매 증가 전망"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3.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다시 늘었다. 서울의 경우 반년여 만에 임의경매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는 한 달 새 1000건 이상 폭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산 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임의경매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은 1만14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9465건) 대비 1983건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10월(1만1796건) 이후 최대치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석 달 이상 갚지 못했을 때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을 거칠 필요 없이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영끌로 집 산 사람 중 일부가 이자 감당이 어려워 매도에 나섰지만 서울 강남과 달리 외곽지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래가 잘 안된다"며 "이자를 내지 못해 임의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5.3.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해 7월 이후 최고…한 달 새 집합건물 임의경매 급증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임의경매는 경기가 290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남 1068건 △부산 1028건 △경북 893건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 부동산 임의경매는 전달(456건)보다 314건 증가한 77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844건)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부동산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국 집합건물 임의경매는 올해 1월 3049건에서 2월 4200건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토지는 5266건에서 5851건으로, 건물은 1150건에서 1397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매매시장에서 처분할 수 없는 상황까지 겹쳐 임의경매로 넘어오는 게 있다"며 "임의경매 물건은 하반기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아파트 경매 물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