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쿠데타’ 러시아發 건설수주 급감…“기존 수주사업 진행 문제없다”
우리기업 러시아 건설수주 누적액, 전년비 92.8%↓
설계·조달 위주 진행, 계약 방식 변경 등으로 위험 분산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내부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정세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올해 들어 우리기업의 러시아 건설 수주 누적액이 전년대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러시아가 전체 해외 건설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데다 우리 기업이 설계·조달(EP)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수주 실적 급감과 미수 부담 등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우리기업의 러시아 건설 수주 누적액은 8350만2000달러로, 전년 동기(11억5792만9000달러) 대비 92.8% 줄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당장 대형 사업 수주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발생한 러시아 쿠데타가 우리기업 피해로 이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우리기업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러시아 프로젝트 수주 건설사로 꼽힌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 2021년 모스크바 정유공장 프로젝트(3271억원)와 발틱 가스화학 콤플렉스 프로젝트(1조6000억원) 등을 수주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의 경우 설계·조달·시공(EPC) 공사에서 설계(E)와 조달(P)만 담당하고 있다”며 “진행과 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러시아 발틱 에탄크레커 프로젝트(1조3721억원)를 수주하며 처음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 사업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EP)만 맡고 있다. 다만 올해 초 삼성엔지니어링은 발주처와 협의해 계약 방식을 변경했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시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 계약을 ‘럼섬(총액 확정)’에서 ‘럼섬·컨버터블(변경 가능)’로 분리·변경하고, 계약금액은 프로젝트 수행 과정상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계약금액은 ‘1조3721억7000만원’에서 ‘1조7157억1709만원’으로 증액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처가 공사 기간 중 발생하는 변수 등을 계약자에 떠넘기는 럼섬 계약과 달리 컨버터블 계약은 일정 기간 실비 정산으로 진행된다”며 “계약방식이 럼섬·컨버터블로 분리됐다는 것은 상황에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러시아 가스처리 시설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 앞서 지난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은 러시아에서 1000억원 규모의 오렌부르그 가스처리시설 EPC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의 설계를 진행하고 있던 시점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생했다”며 “현재 발주처 사정으로 사업 진행이 안 되고 있는데, 투입한 재원이 없어 손해도 없다”고 전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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