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사비 증가에 '시공사 교체' 강수…대형사 이어 중견사로도 확대

경화구역 재개발조합 시공 계약 해지 안건 통과

경화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조감도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아파트 공사비 인상으로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조합이 소위 '1군 브랜드'가 아닌 중견건설사와의 시공 계약을 해지한 곳도 나왔다.

그간 GS건설, 현대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업체와의 계약을 해지 후 중견건설사로 교체하는 사례는 나왔으나, 상승한 공사비에 중견건설사의 공사비도 감당하기 힘든 조합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창원 진해구의 경화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한양과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경화구역 주택재개발은 경화동 533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5층, 28개동, 1415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주택 브랜드 '한양수자인'을 보유한 한양이 지난 2020년5월 시공사로 선정됐다.

당초 지난해 말 공사비를 확정 후 관리처분인가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를 확정하지 못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한양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정비계획 변경안 등을 조합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사 지연에 부담을 느낀 조합 측이 결국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조만간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다른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3.3㎡당 400만원 중반대를 제시한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양 측은 계약상 시공 해지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를 검토한 뒤 대응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확실한 수익'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시공도 포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오른 공사비를 감당할 현장이 아니면, 수주 참여도 꺼리고 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의 경우 지금까지 다섯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으나,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으며 유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무리한 공사 수주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수주 잔고를 보유한 건설사들은 수익성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경화구역 외에도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며,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강수를 두는 조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양주 삼숭지역주택주합은 현대건설과 체결한 MOU 및 공동사업협약 해지 안건을 의결했다. 당초 공사비 대비 약 25% 가까이 높은 3.3㎡당 약 643만원의 공사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조합 측은 늘어난 공사비에 난색을 표했고, 최근 쌍용건설로 시공사를 교체했다.

이에 앞서 경기 성남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도 기존 시공단과의 계약 해지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계약 당시보다 49%가 오른 661만2000원의 공사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경기 수원 권선6구역 재개발조합의 경우 시공사업단(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과 18.5% 인상한 3.3㎡당 630만원대 공사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3.3㎡당 538만원 수준이었던 공사비가 1년채 되지 않아 18.5% 오른 셈이다.

지난 2018년 권선6구역 관리처분계획인가 당시 공사비는 3.3㎡당 423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원자잿값 상승 등 공사비 인상으로 지난해 538만원으로 한차례 인상됐고, 올해 한차례 더 인상됐다. 첫 책정된 공사비 대비로는 50.8% 오른 셈이다.

추후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인해 공사비 증액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주거용 건물)는 지난 4월(잠정) 150.25로 전년 동월 144.49 대비 6p 가까이 올랐다. 2년 전인 2021년4월 128.0 대비로는 22.25p나 올랐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