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도 안전도 잡는 '스마트 건설'…낡은 산업 오명 벗긴다[부동산백서]

BIM·모듈러·관제 기술 등 설계-시공-유지관리에 첨단기술 담아
국토부, 스마트건설 활성화 위해 각종 제도 개선 추진

원격 전기 굴삭기와 무인 운송차량 시연 행사(자료사진) 2021.1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보통 건설이라고 하면, 공사 현장이 떠오르죠. 노동자들이 잔뜩 모여서 땅을 파고 기둥을 세우고 벽을 올리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수십 년 전에도, 백 년 전에도 건설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건설업은 이런 경직성 때문에 낡은 산업으로 인식돼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 건설'로 새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죠.

스마트 건설이란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건설 분야의 전 단계에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력과 경험에 의존했던 건설 산업에 BIM(건축정보모델),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건데요. 생산성과 안정성, 품질 향상을 위해 도입하고 있죠.

워낙 광범위해 전부를 설명할 순 없지만, 스마트 건설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는데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입니다. BIM을 활용하면 기존의 2차원 평면도면에서 벗어나 3차원 디지털 가상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구조물을 설계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비정형적이고 어려운 구조물도 더 손쉽게 설계하고 시공할 수 있게 됐죠.

3차원 형상 표현을 넘어 그 안에 다양한 정보도 담을 수 있습니다. 벽, 바닥 등 건물을 이루는 요소를 구분해 표현하고 그 안에 각종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건데요. 요소마다 가격 정보를 입력하면 공사비 산정이 쉬워지고 공정 기간을 입력하면 공기 예측이 편해집니다. 수명 정보를 입력하면 건설 이후 자재나 부품 교체 같은 유지 관리 시기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고요.

모듈러 건축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건축물을 지을 때 철근이나 콘크리트를 활용해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냈는데요. 모듈러 건축을 활용하면 표준화·규격화된 모듈 유닛으로 주요 부품이나 자재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생산합니다. 그 뒤 현장으로 가져와 레고처럼 조립하기만 하면 되죠. 생산성이 높고 사고 위험도 낮아 시공 단계에서 주목받는 기술입니다.

요즘 건설사들의 큰 관심 중 하나인 '안전'에도 스마트 기술이 요긴하게 쓰입니다. 스마트 태그로 근로자들 위치와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위험 감지 센서로 붕괴나 가스 폭발 위험에서도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죠.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하면 추락 위험이 높거나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공정 진행이 용이해지고요.

스마트 건설, 좋아 보이긴 하는데요. 사실 갈 길이 멉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위 30위권 종합건설사조차 디지털 전환 수준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날로그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수준에 그칠 뿐, 업무나 조직 시스템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단계까진 다다르지 못했다는 겁니다.

건설산업의 경직성도 한몫했지만, 기반도 받쳐주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입니다.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고 시스템을 바꿔 나가려면 돈도 노력도 시간도 많이 드는데요. 무턱대고 나서긴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기업도 분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스마트 건설을 싹틔울 토양은 정부가 나서서 조성해줘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물론 정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스마트 건설의 조기 안착을 위해 각종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스마트 건설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공 기준을 마련하고 각종 절차도 간소화할 계획입니다. 공사비 산정기준이 없어서 기존 공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도 고치기로 했고요.

앞으로 건설산업은 더욱 똑똑해질 전망입니다. 스마트 건설 기술이 널리 활용되면, '변화가 없다' 생산성이 낮다' '사고가 잦다' 같은 오명을 금방 벗을 수 있게 되겠죠. 첨단기술이 바꿀 건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