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규제 풀어도 목동·상계 '잠잠'…매도·매수자 '요지부동'

목동·상계 재건축 매물 1014건, 안전진단 발표 전보다 1.8% 소폭 감소 그쳐
규제 완화해도 금리에 집값 급락 계속…"긴호흡 재건축, 공급 시그널 의미"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5단지와 6단지 모습. 2022.3.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안전진단 문턱을 대폭 낮췄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매수자는 물론 매도자 역시 매물 철회 등 적극적인 움직임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가시화하기에는 시장 침체 속도가 가파르다며 금리 변곡점 전까지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와 노원구 상계주공 등 일대 재건축 매물은 1014건이다. 이는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발표한 8일(1032건) 대비 1.8%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으로 불리는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했다. 2018년 50% 수준으로 높였던 구조안전성 비중을 30%로 낮췄고, 조건부 재건축으로 불린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도 사실상 폐지했다. 조건부 재건축 범위도 기존 30~55점에서 45~55점으로 조정하면서 안전진단이 재건축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개선했다.

안전진단 규제 개선안을 두고 정비업계는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과 노원구 상계주공 재건축 등을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았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와 상계주공 1~16단지 등은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안전진단 문턱에서 막히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 어려움을 겪었다. 발표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집주인이 시장에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여 급락세는 진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하지만 수일이 지난 13일 매물 감소는 크지 않았다.

지역별로 목동재건축은 안전진단 단계를 통과한 6단지를 제외한 1~14단지 매물은 8일 296건에서 13일 284건으로 12건 감소했다.

상계주공 역시 재건축 사업을 마친 8단지(포레나노원)과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15단지를 제외한 1~16단지 매물은 같은 기간 685건에서 682건으로 3건 감소했다. 상계주공 주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임 임광·대림·한양·미도 역시 매물 수는 8일 51건에서 13일 48건으로 변화는 미미했다.

이 밖에 서울 강남권 대표 초기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선수기자촌은 8일 50건에서 13일 52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부동산업계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깜짝' 발표가 아니었고, 서울 집값도 급락하고 있어 집주인의 매물 철회 등 움직임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선 분위기도 비슷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노원이 (안전진단 개선안) 수혜 지역이라고 하지만 조용하다. 매수 문의도 없고, 매물을 거두거나 하는 움직임도 없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평소 같으면 '이보다 더 큰 호재가 또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집값 하향세에 (규제 완화 호재가) 묻혀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개선안을 규제 완화에 따른 매수세 유입보다 장기적인 주택 공급의 일환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했으나, 재건축 사업 특성상 '첫걸음'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은 사업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면서 "안전진단 요건이 변경돼도 초과이익환수제 같은 재건축 저해 요인은 여전해 추후 정책 변화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안전진단 완화로 재건축 활성화가 기대되며 서울시의 경우 35층 규제 해제 및 신속통합기획 본격 추진과 맞물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도심 아파트 공급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