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노도강' 집값 비상…'구매실종'에 2년 전 가격대로 '뚝뚝'

매수심리 역대 최악…억대 하락 예삿일 '10억클럽' 이탈 조짐도
'중저가 밀집지' 금리 인상 직격탄…하방 지지하던 전셋값도 하락세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6.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매수가 몰리며 지난해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외곽 단지들이 이제는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노도강'(서울 노원·도봉·강북구)을 중심으로 억대 하락 사례가 예삿일이 됐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17일 기준) 노도강이 포함된 서울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69.8로 집계됐다. 서울 평균 매매수급지수(76.0)와 비교하면 지수 하락이 뚜렷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겠단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북권 지수는 2020년 8월1주 114.5까지 올랐지만, 이번 주 조사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집값도 하락세다. 노원구는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4.28% 떨어져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하락세가 가팔랐다. 도봉구 누적 변동률은 -4.28%로 노원구 다음이었고, 강북구는 -3.1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7번째로 내림세가 컸다.

2년 전 가격으로 회귀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차동주공19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60㎡는 이달 4일 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6억원 중반대는 2020년 상반기 시세였다. 최고가인 9억7700만원(2021년 8월)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빠졌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9월 8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썼지만, 지난 7일 2억2000만원 낮은 값인 6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 매물은 지난 2020년 7월 6억9800만원에 거래된 뒤 7억원 밑으로 거래된 적이 없었다.

노도강에서 가장 먼저 '10억원 클럽'에 들었던 노원구 단지들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는 2020년 9월 10억원 클럽에 가입한 뒤 이듬해 3월 12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호가는 2년 전 시세인 10억원 정도다. 올해 1월 저층 매물이 7억8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의 타격이 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 분석이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몇 년간 꾸준히 집값이 올라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가격대를 벗어나다 보니, 금리 인상 영향을 더 받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집값 선행지표인 전세가격도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며 매매가격 하락세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고금리로 전세 수요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94% 내렸다. 전셋값이 내리면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수요와 실수요 모두 줄며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예전에는 매매가격이 내려가도 전셋값이 하방 지지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전세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며 전셋값도 매매가격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정점을 찍은 뒤라고 하더라도, 고금리 영향으로 하락 추세가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