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하고 울면 '우영우 팽나무'처럼 개발사업 지연되나요?[부동산백서]

드라마 '우영우' 속 천연기념물에 개발사업 변경…현실은 맹꽁이 이주
LH "사업 지연은 흔치 않다"…환경보전 관련 비판도 有

맹꽁이.(인천녹색연합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번 안 한 사람이 없다."

우영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온 '팽나무'를 두고 소덕동 마을 이장이 한 대사입니다. 최근 드라마는 마을에 도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시공사와 지역주민의 갈등을 담아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며 이를 가로지르던 도로 노선이 변경됐는데요.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현실에서는 천연기념물이 환영받는 것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인프라 외에도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특히 경기도의 신도시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발견되며 입주지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오늘 백서는 '맹꽁이'와 함께 환경변수가 도시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맹꽁이를 이주하기 위해 발주한 용역은 취소 및 재공고를 제외하고 총 13건입니다. 대상지역은 남양주 왕숙·왕숙2, 부천 대장, 하남 교산 등 주로 3기 신도시입니다.

맹꽁이가 신도시 부지에서 계속해서 발견되는 이유는 습성 때문입니다. 두산백과를 살펴보면 맹꽁이의 주요 서식지는 서울과 경기도 등입니다. 주로 저지대에 살며 땅속에 숨어 살다 장마철에 번식을 위해 나옵니다.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박사는 "맹꽁이는 낮은 곳에 서식하는 동물인데 택지 개발이 이뤄지는 곳과 (서식지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맹꽁이 서식지가 3기 신도시 부지와 겹친다는 의미인데요. 맹꽁이는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역시 맹꽁이를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큰 취약(VU) 종으로 분류합니다.

그렇기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구역을 개발할 때는 지자체장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맹꽁이가 발견되면 정밀조사 이후 대체서식지로 포획, 이주,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맹꽁이 조사 용역에 나선 남양주 양정은 △맹꽁이 인허가 △포획 및 이주 △대체서식지 보호계획 수립 및 모니터링의 절차를 밟습니다. 맹꽁이 인허가는 이동시기, 장소 등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입니다. 포획은 2022년 8월에서 10월까지 이뤄지며 사후 모니터링은 2025년까지 진행합니다.

LH 관계자는 "토지보상, 조성공사, 건설공사의 순에서 맹꽁이 조사는 조성공사에 해당된다"며 "문화재와 달리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블록별로 일정을 조정해 지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LH는 대체서식지로 왕릉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LH는 지난해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고양 서오릉, 구리 동구릉, 파주 삼릉 등을 맹꽁이 서식지로 활용을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도심에 있으면서도 자연환경이 양호한 왕릉을 활용해 맹꽁이 이주 부담을 덜고 문화재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개발사업으로 자연환경을 무분별하게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성남 서현 주민들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공공주택지구 취소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했습니다. 현재는 서현동 주민들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입니다.

또 문재인 정부가 8·4 대책에서 지정한 태릉지구 인근 주민들도 서식지 보호, 문화유산 보호 등을 이유로 개발사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태릉지구는 전체가 그린벨트고 맹꽁이를 포함한 법정보호종이 6종 살고 있습니다.

이에 강제이주 대신 원형보전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종범 박사는 "요새는 꼭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개발 택지 내에서 일부 지역을 원형보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용인의 서농도서관은 건립 당시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되며 습지를 원형 보존하는 방향으로 도서관을 완공한 바 있습니다.

결국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