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예산 늘렸지만, 현실 괴리 여전" 부동산 통계 논란 재부상
경실련 "표본 확대 예산 낭비에 그쳐…앞뒤 안 맞아"
"구조적 한계 명확…시장 변화 유연하게 반영 무리"
- 전형민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올해 7월부터 표본을 대폭 늘린 정부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가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부 통계는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 11만5000가구 시세변동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하고 "표본 확대는 예산 낭비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전히 정부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부동산 통계가 표본을 조정할 때마다 매매가격이 급상승했지만, 매매지수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통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정부 통계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폭 늘렸다지만 표본이 여전히 부족한 데다 공인 통계인 탓에 시장의 변화를 유연하게 반영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은 7월부터 주간 조사의 경우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 월간 조사는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 종합 조사는 2만8360가구에서 4만6170가구로 조사 표본량을 확대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조사 기관인 부동산원이 가격을 조작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샘플의 수가 일단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샘플의 수가 적거나 범위가 한정돼 있으면 통계는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 전문가도 "표본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짚었다. 그는 "대표성을 띠는 통계다 보니 유연성과 민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시장 여건에 맞지 않는 통계 도출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 아파트가 대략 600만 가구 정도인데, 3만5000가구는 채 1%도 되지 않는 수치"라고 소개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조사원 조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시세 변동을 현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은 중개업자들일 것"이라며 "조사원이 밖에 나가서 몇 개 단지를 조사한다고 해서 시세 수집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간으로 시황을 조사하는 조사 기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B 전문가는 "시황을 주간 단위로 내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라면서 "아무리 표본을 늘리더라도 역동적인 시장의 변화를 주간 단위로 잡아내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가 '어떤 아파트를 표본으로 조사하는지'와 '지수 산정 방식 비공개'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C 전문가는 "정부의 보조로 조사되는 통계다 보니 입김을 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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