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전셋집 어딨나?" 임대보증 의무가입 잡음 '여전'

서울 전셋값 5000만원 이하, 보증보험 가입 면제
서울 반지하 전셋값도 1억원 넘어 '무용지물' 지적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 부동산 특위 위원들과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1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등록주택임대사업자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정부가 임대보증금이 최우선변제금 이하인 등록임대주택을 대상으로 보증보험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완에 나섰지만, 일선 현장에선 '맹탕'에 그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보증보험 의무가입 면제 대상은 서울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 이하인데, 가파른 전셋값 상승으로 이에 해당하는 등록임대주택은 드물기 때문이다. 또 보증보험 가입 문턱이 여전히 높은 탓에 가입이 어려운 임대사업자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14일 공포될 예정인 '민감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은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의무 면제 조항을 담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최우선변제금 이하의 보증금인 등록임대주택에 대해 임차인의 동의를 받아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서울의 최우선변제금은 5000만원이다. 기존에는 3700만원이었으나, 5월11일부터 1300만원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용인·화성·세종·김포시는 4300만원, 광역시 및 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시는 23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2000만원이다.

최우선변제금은 법적으로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보증보험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등록임대주택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해당 물권의 최득시점을 기준으로 최우선변제금을 적용한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임대보증보험 의무가입 면제 대상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등록임대주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빌라 전셋값마저 급등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보증금 5000만원 이하’란 기준은 비현실적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서울의 반지하 빌라의 평균 전셋값은 이미 1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의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서 전세 거래된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 지하층의 평균 전셋값은 올해 기준으로 1억435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올해 빌라 지하층 평균 전세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1억7434만원)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지역인 도봉구는 7089만원으로, 5000만원을 훨씬 웃돌았다. 평형이나 입지, 층수에 따라 전셋값은 이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더 낮은 최우선변제금을 적용받고, 근저당권 설정일이 5월 이전이라면 서울 기준 최우선변제금은 1300만원 더 낮아진다"며 "보증보험 가입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 임대사업자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여전하다. 은행대출 등 선순위채권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주택가격을 넘어 부채비율이 100% 이상이거나, 선순위채권 비율이 주택가격의 60%를 넘는 임대사업자는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 없다.

반면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대사업자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당초 징역 또는 벌금의 형사 처벌에서 과태료 처분으로 제재수단은 바뀌었지만, 최대 2000만원 벌금에서 3000만원 과태료로 금액이 오르면서 가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임대사업자의 우려가 크다.

그러나 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부채비율 완화 방안은 빠른 시일 내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비율을 상향하는 만큼 보증보험을 운용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채무부담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담보물을 대상으로 보증보험 가입을 허용한 사례는 전무하다.

HUG 관계자는 "보증보험 가입요건을 바꾸려면 손실률 산정 등 다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필요하다"며 "채권회수 리스크 등을 따져보고 부채비율 상향 조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n9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