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 할인폐지 불가" vs "당정 '생색내기' 걷어내야"

[국감이슈]재원보전 없는 통행료 '인심쓰기'…공공기관만 '이중고'
친환경차·화물차 면제도 유지…"리스크 커지면 결국 혈세충당"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신갈 나들목 인근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에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귀경방향 상행선 고속도로는 일부 정체 구간을 제외하고 비교적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2020.10.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12일 열린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선 고속도로 출퇴근 할인제도 폐지가 논란이 됐다. 도공이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할인하던 통행료를 원점으로 돌리려 하자 여야 의원 모두 '절대불가'를 외치는 모양새다. 하지만 뚜렷한 재원보전 없이 선심성 '할인'만 고집할 경우 자칫 대중교통 서비스 자체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도공이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통행료 수입 개선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도공의 통행료 인상 움직임을 강하게 질타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고용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기 위해서란 지적이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도 도공이 '고속도로 뉴딜 50대 과제 선정 및 관리계획' 내부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출퇴근 할인제도를 포함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제도 일부를 폐지하려고 한다며 절대불가 입장을 밝혔다. 통행요금 개편으로 공사의 부채를 서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서민에게 전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뚜렷한 재원보전 없이 각종 통행료 할인제도를 걷어내지 못하는 도공의 입장을 살펴봐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연간 약 600억원에 달하는 설-추석 연휴 통행료 면제 비용은 고스란히 도공의 부채로 들어간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던 전기·수소차 통행료와 화물차 심야할인을 오는 2022년 말까지 2년 더 연장하는 유도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일몰을 예정하고 재정계획을 짰던 도공의 재정보전 방안은 없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 경차의 연비가 소형차와 비슷한 데다, 유해물질 배출량은 중·대형차보다 5∼6배 많은 경차도 통행료 할인을 유지하고 있다. 교통연구원은 출퇴근 통행료 할인의 경우 승용차 이용을 부추기고, 할인 대상도 20㎞ 미만의 단거리 운행 차량에 한정돼 수도권 남부 등 특정 지역만 혜택을 받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수혜층이 일부에 제한돼 정상 통행료를 내는 서민들의 부담을 더 하는 모양새다. 결국 당정이 실효성이 떨어진 통행료 '선심'을 거둬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도공의 재정지원을 도외시하면서 도공의 '이중고'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이나 경로우대 지하철 요금할인은 선심성 정책으로 활용되기 좋지만 문제는 한번 주어진 혜택은 당연시된다는 것"이라며 "유권자를 의식한 당정이 이런 상황을 알고도 지원책 논의 대신 질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사한 고충을 겪고 있는 공기업 관계자는 "대중교통 등을 담당하는 공기업은 통행료 등 수익이 탄탄하게 확보돼야 흔들림 없는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노후화된 도로나 철도, 또는 첨단기술을 도입해 교통편의를 높이고 싶어도 당장 적자에 직면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기업은 전무하다"고 귀띔했다. 또 재정 리스크가 커진다면 결국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정상적인 수입원인 통행료에 대한 보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99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