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사동 가로수길' 법정도로명 추진…상권 다시 뜰까

현재 도로명은 '압구정로12길·도산대로13길'…강남구청, 내년초 공청회 개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강남구가 지역 대표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의 명칭을 정식 법정도로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한다. 도로명 변경이 최근 주춤했던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신사동 가로수길 법정도로명 변경 계획'을 세워 이달부터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가로수길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 200m 앞 도로 초입에서 시작해 현대고등학교 맞은편까지 이어지는 650m 도로의 양쪽 지역을 말한다.

원래 가로수길의 법정도로명은 '압구정로12길·도산대로13길'이다. 왕복 2차로를 따라 은행나무 160여 그루가 늘어서 있어, 2008년 '가로수길'을 명예도로명으로 붙였다.

현행 도로명주소법상 법정도로명이 부여된 도로 구간의 전부나 일부에 대해 기업 유치, 국제교류 등을 목적으로 명예도로명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

가로수길은 2010년대 초반 상권이 부흥해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외국 관광객에게도 방문 명소가 되면서 오히려 명예도로명이 법정도로명보다 더 유명해졌다.

가로수길 도로구간 현황도.압구정로12길과 도산대로13길로 이어져 있다./자료제공=강남구청ⓒ 뉴스1

강남구는 가로수길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은 만큼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명예도로명인 가로수길을 아예 법정도로명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구청 관계자는 "가로수길이 강남 대표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고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각인돼 있어 법정도로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역 가치 제고로 구민에게 좋은 변화를 주고 지역 홍보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현재 가로수길의 법정도로명인 '압구정로12길·도산대로13길'의 주소 사용자 현황을 파악한 뒤, 내년 초 이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도로명 변경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어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소사용자의 서면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도로명주소법 시행령에 따르면 법정도로명 변경은 주소사용자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하다. 강남구는 내년 9월까지 도로명 변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도로명 변경이 최근 주춤했던 가로수길 상권을 다시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강남구는 도로명 변경 외에도 건물 리모델링, 공중보행로 도입 및 보행환경 개선 등 가로수길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붙이듯 상가의 주소명이 도산대로 등이 아닌 가로수길로 명확히 새겨지면 인지도가 올라가고 상권 프리미엄이 붙어 마케팅이나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일대 건물의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