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부담금 물더라도 재건축'…환수제 우려에도 제 갈 길 간다

반포현대 사업 강행…"부담금 보다 개발이익 더 커"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의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환수제)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를 찾아 나서며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환수제가 빠른 사업 추진을 막고 있으나 '그래도 재건축'이라는 게 조합원들의 판단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경기 과천주공4단지 재건축 조합은 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은 현재 지상 15층 10개동 1110가구 규모의 과천주공4단지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13개동 1503가구 규모로 다시 지을 계획이다. 공사비는 4071억원이다.

26일에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개최하고 현대엔지니어링-대림산업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조합은 문정동 136번지 일대에 최고 18층 높이 14개동 아파트 1265가구와 상업시설을 신축할 계획이다. 공사비는 2432억원이다.

시공사 선정을 마친 두 조합은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준비하는 동시에 환수제 예상부담금 산출을 위한 자료를 해당 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구청은 30일 내로 조합에 환수제 예상부담금을 통지하게 된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환수제 대상인 강남구 대치쌍용2차 재건축 조합도 다음달 2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일부 조합원이 환수제 부담에 사업 속도를 늦추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반포 현대의 (환수제) 부담금이 발표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구한 결과 총회를 예정대로 열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 사업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에 대해 최대 50%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으로 용적률 증가와 인구집중 등을 완화하고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을 공적으로 환수한 뒤 이를 도심혼잡·과밀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참여정부시절인 2006년에 처음 도입됐다. 이 제도는 2012년까지 적용되다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예됐고, 올해 1월 1일에 다시 부활했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15개 재건축 단지의 예상 평균 부담금은 4억3000만원이며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했다.

국토부 발표에 따른 후폭풍은 거셌다. 재건축 시장 안팎에선 국토부의 예상치가 부풀려졌다는 의구심을 드러냈으나 최근 서초구 반포 현대의 예상부담금 공개로 국토부의 예상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초구청은 반포 현대의 예상부담금을 1억3569만원으로 통보했다. 이는 당초 조합의 예상액(850만원)보다 16배 많은 수준이다.

업계는 환수제 부담금 공포에도 각 조합이 사업을 강행하는 배경에는 개발 이익이 더 크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봤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재건축 사업 막바지 단지의 경우 사업을 늦추는 것보다 최대한 속도를 높여 사업을 끝내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강남에서 첫 사례로 꼽힌 반포 현대 역시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사업 중단 없이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공사비를 늘려 부담금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수제에 대한) 위헌 논란은 제쳐두더라도 부담금은 재건축 아파트가 주변시세보다 더 많이 올랐을 때 내는 것"이라며 "당장 사업을 멈추거나 늦춰서 얻을 수 있는 게 없고 (부담금을 내서라도) 재건축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보통 조합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당수 조합이 부담금 최소화를 위해 공사비 증액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