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안전진단 소송임박…국토부 "시행절차 영향없다"
양천·노천 등 행정소송 추진 vs 정부 "법리적 실익 불분명"
- 김희준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빠르게 적용되면서 안전진단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재건축단지의 소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새 기준 시행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7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부터 새로운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하면서 막판 안전진단 용역계약을 체결하려고 했던 단지들 상당수가 이를 피하지 못했다.
새로운 안전진단 기준은 구조 안전성 항목의 가중치를 20%에서 50%로 올리는 대신 주거 환경 항목은 40%에서 15%로 내려 아파트가 낡았어도 구조적으로 위험하지 않을 경우 재건축을 하기 어렵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6일 정밀안전진단 용역입찰을 하려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를 비롯해 강동구 명일동 신동아 단지·고덕주공9단지·삼익그린2차 아파트,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 5차와 일원동 개포현대 4차,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상계동 주공 아파트 일대 등이 사실상 재건축추진 일정이 무산됐다.
논란이 된 것은 당초 국토부가 이달 말께 적용을 하려 했지만, 예상시기보다 빨라지면서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는 재건축단지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는 안전기준의 행정예고 기간을 행정절차법상 권고기준인 20일 대신 10일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선 안전진단 초입단계였던 대다수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 적용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재건축 추진이 어렵게 된 단지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양천연대시민연합 관계자는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등의 안전진단이 대부분 완료된 시점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는 지역별 역차별"이라며 "정부가 입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양천·노원·강동 등의 주민단체는 법무법인과 함께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 행보를 보인 이상 법정투쟁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절차나 행복추구권 등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집행중지 등의 처분은 어렵다"며 "안전진단 기준 시행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차상으로도 행정예고 기간이 권고에 불과한데다 8·2 부동산대책 등에도 기간을 단축한 선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해도 법리적으로 실익이 불분명하다고 본다"며 "낡고 위험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재건축의 본래 취지를 따른 것인 만큼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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