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높은 성북·노원, 1억원 갭투자 다시 '기웃'

8·2대책 발표 후 저가 매수 유입되며 반등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전경ⓒ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 대책은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내놓으라는 신호일 뿐입니다. 집을 매매할 수 있는 여건은 제공하고 있지 않아요.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는데 매수할 수 있을까요? 결국엔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음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수요는 주춤하고 있다. 반대로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이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에 가담하는 분위기가 다시 감지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1억원 정도의 여유자금만으로도 매수가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성북구, 전세가율 82.31%…1억원 갭투자 가능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성북구 전세가율은 82.31%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전체 평균(64.36%)과 비교해도 18%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길음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상품의 전세가율이 높아 투자금액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하다"며 "대출이 쉽지 않아 갭이 적은 단지에서 거래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강북권 일대에선 지난해 8·2대책 이후 가격이 하락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모습과 달리 강북은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내집마련 매수세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전 재산이 집 한 채에 집중된 실수요자들은 적어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규제와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장벽은 높아졌다. 이러한 빈틈을 갭투자자들이 메우는 모양새다. 가격이 하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도 안정을 되찾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길음뉴타운6단지 전용면적 59㎡ 매매가격은 5억∼5억29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전세는 4억3000원 수준으로 약 1억원이면 충분히 매수가 가능하다. 현지에서도 갭투자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집주인들의 눈치보기로 매물 확보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성북구는 높은 전세가율로 부산 등 지방에서도 원정 투자자들이 몰리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길음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분들은 일단 매물을 찾아달라고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며 "가격이 폭등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거래는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노원구, 풍부한 학원 수요와 재건축 호재 겹쳐

노원구 역시 갭투자자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중계동에 학원가가 있어 전세가율이 높은 데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서다. 지난해말 기준 노원구 전세가율은 71.07%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주목할 점은 상계동 일대 주공아파트가 올해 준공 후 30년차에 접어들면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4단지(2136가구)·6단지(2646가구)·7단지(2634가구), 주공16단지(2392단지) 등이 올해 입주 30년을 채운다. 이들은 대단지라는 매력과 재건축 호재가 겹치면서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상계주공14단지(1989년 입주) 전용면적 45㎡는 이달 2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전셋값은 약 1억3000만원 수준이다. 이곳 역시 1억원 정도면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상계동 재건축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정부 대책 영향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 30년이라는 재건축 가능 시기를 채웠을 뿐 아직 갈길은 멀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은 강남과 같이 단기 급등할 힘을 갖고 있지 않다"며 "꾸준하게 집값이 오른다는 생각으로 재력가들만 자신 있게 매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지에선 투자자들이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양도세 중과에 따른 걱정보다 높은 수익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지위양도 불가와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가 깐깐해지면서 투자자들도 생각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은 목적지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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