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최장수 CEO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용퇴…"후배 길 터줘야"
전문경영인으로 7년째 맡아…업계 '최고령' 리더
수익성 위주 수주 전략으로 현대건설 '1조 클럽' 가입, GBC 건설 중책 맡아
- 진희정 기자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건설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용퇴했다. 정수현 전 사장은 대표이사 8년차로,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뒤부터 사장직을 수행해 왔다. 현대건설을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시켰다. 업계 최고령 전문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현장을 누비며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펴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일 현대건설 정수현 전 사장을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 Global Business Center) 상근고문으로 위촉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본인이 용퇴 의사를 밝혀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BC 건립은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다. 그를 GBC 건립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긴 것은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 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정 상근고문은 2011년 6월부터 6년 7개월 동안 현대건설을 이끌었다. 정 상근고문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1975년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국내외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CEO 자리에 올랐다.
정 상근고문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최장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사를 아예 수주하지 않았다.
그 덕에 현대건설의 수익성은 2014년부터 개선됐다. 2013년 7040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17.8% 늘었고 2015년에는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실적만 놓고 본다면 3연임에 도전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인사가 난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상근고문의 전문성과 리더쉽이 필요한만큼 GBC 건설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정 상근고문도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자리가 아닌만큼 상근고문으로 GBC건립 중심에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건설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동욱 재경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박동욱 사장은 1962년 경상남도 출신으로 진주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1988년 현대건설로 입사해 1999년 현대자동차로 옮겨 재무관리실장(이사), 재무사업부장(상무), 재경사업부장(전무)를 거쳤다. 2011년 4월 현대건설로 돌아온 박 사장은 재경본부장(전무)를 거쳐 2012년부터 부사장직을 맡아왔다.
'재무통'으로 현대건설 재무건전성에 기여했으며 해외공사 수익 정상화를 이끌어 왔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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