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고속철 vs KTX 117년만에 본격 경쟁체제…뭘 타고 갈까

요금·서비스 경쟁 치열…코레일 '출혈경쟁'위험
"최대지분 코레일, SR 통제가능성"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이 임박해지면서 117년만의 철도경쟁에 업계와 승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선 SR만의 실질적인 독립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7년만에 철도경쟁체제 구축…서비스 경쟁 치열

SRT는 SR이 운영하는 열차(SR Train)이자 시속 300km로 목적지까지 빠르게 운행하는 'Super Rapid Train'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SRT는 코레일의 철도독점 운영체제를 깨 경쟁력있는 철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판단하에 도입됐다. 새 노선의 시설(역사와 선로 등)은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겨 코레일과 경쟁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연말부터 코레일의 KTX와 SR의 SRT의 서비스를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된다.

SRT는 수서역에서 출발해 동탄, 지제역을 거쳐 부산까지 운행하는 구간, 그리고 목포까지 운행하는 구간을 운행한다.

수도권 출발지는 SRT가 수서역, KTX가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다르지만 천안아산부터는 노선이 겹쳐 천안아산~부산, 천안아산~목포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요금을 비교해 탈 수 있다.

SR은 이미 고객 선점을 위해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기준요금의 경우 KTX보다 평균 10%, 최대 15%까지 낮게 책정해 놓은 상태다.

코레일도 11일부터 KTX 할인제도인 인터넷 특가 할인 폭을 기존 5∼20%에서 10∼3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KTX 승차권을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하는 고객들에게 요금을 최대 30%까지 깎아주겠다는 의미다. 일반실 기준으로 그간 4만7800원이던 서울~부산 구간 정상운임은 인터넷 특가 적용 시 최대 1만7900원 낮아지고 이전 최대 할인폭 보다도 5900원 싸지는 셈이다. 이 경우 1%수준인 SRT의 인터넷 특가 할인요금보다 1만174원 높게 된다.

다만 인터넷 특가는 열차에 빈 좌석이 많을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며 출발 2일 전까지 홈페이지(www.letskorail.com), 스마트폰 앱(코레일 톡) 등에서 예매해야 적용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다. 또 SR의 경우 개통시까지 추가적인 할인제도를 더 마련할 방침이라 당분간 양측의 요금경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KTX 열차 .2016.9.27/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운행중단 배상금주는 SR, 마일리지 부활시킨 코레일

제도나 시설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SR은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운행중단 배상금제를 도입했다. 이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 전액 환불에 더해 운임의 3~10%를 추가 배상한다는 내용이다. 열차를 놓쳐도 5분 내에 모바일앱으로 손쉽게 승차권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KTX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다.

열차 내의 환경도 KTX와 다르다. SRT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무원을 호출하고 열차가 출발하거나 도착할 때 알림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실은 기존 KTX보다 발 뻗을 공간이 넓고 좌석을 뒤로 더 젖힐 수 있다. 전 좌석에 전원 콘센트가 설치돼 스마트폰과 컴퓨터 충전이 가능하다.

열차마다 △장애인석 5석△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보관소 △수유실△기저귀 교환대를 구비한다. 특실에서는 목베개와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KTX 결제금액의 5%를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 적립제도를 3년 만에 부활시켰다. 승차율 50% 미만인 더블적립 열차로 지정한 열차에는 추가로 5%가 적립돼 결제금액의 총 10%가 적립된다.

수서역에서 운행하는 SRT가 강남권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코레일은 최근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모두 경부선과 호남선 KTX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사당역 인근 승객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광명역 발전방안도 내놨다. 셔틀버스를 도입하고 전동열차를 늘려 광명역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사후면세점 도입을 통해 인천공항과의 연계성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일부 좌석에만 설치된 전원 콘센트도 연말까지 전 KTX 열차에 설치한다. 최근엔 디자인부서를 신설해 코레일 역사와 철도에 새로운 이미지를 도입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고속열차의 승객수요를 두고 SRT의 개통전부터 수성과 공략정책을 펼치고 있는 양기관에 대한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한 전문가는 "2013년 폐지된 KTX 마일리지 제도가 부활한 부분만 봐도 코레일의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며 "당분간은 양쪽의 서비스향상이 고객들의 실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시범운행에 돌입한 수서발 고속철도(SRT) 열차가 수서역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2016.1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출혈경쟁 위험…최대지분 코레일, SR 통제가능성도

문제는 SRT의 운영사인 SR이 코레일의 출자회사라는 점이다. 실제 전체 지분의 41%를 코레일이 보유하고 있고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15%와 12.5%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31.5%는 연기금인 사학연금이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40%가 넘는 지분으로 이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코레일을 두고 SR이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RT의 천안아산~부산, 천안아산~목포 구간이 KTX경부선, KTX호남선과 겹쳐 새로운 수요창출보다는 기존 고객을 두고 소모적인 출혈경쟁만 발생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법률상 고장난 SRT 차량의 유지보수를 코레일이 하도록 설정돼 있는 점도 문제다. 경쟁사가 SR의 철도차량을 수선해주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 감사결과에선 코레일의 SR 통제 가능성이 지적된 바 있다. 코레일의 고위 간부 출신들이 SR에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SR 주주들이 보유지분을 매각하면 코레일이 지분의 우선 매입권을 가지고 있어 자회사 편입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선 SRT의 운행이 본궤도에 오르면 SR의 독립적인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가지 환경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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