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용지 '벌떼 입찰'…페이퍼컴퍼니 여전히 기승

거품경쟁 유발·일부 업체 독점·분양가 상승등 이어져
LH 내부 행정지침 통해 연내 실적 건설사 우선공급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공공택지 아파트 용지를 둘러싼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신청에 계열사와 협력업체, 심지어 페이퍼컴퍼니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관련법의 시행령 일부를 개정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택지의 부족과 공공택지의 제한적 공급 여파로 여전히 벌떼 입찰과 페이퍼컴퍼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건설업계는 실적이나 시공능력 등 해당 주택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주택등록사업자에게 공동주택용지 신청권을 주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우려돼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페이퍼컴퍼니 등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공동주택용지에 신청하는 폐해를 줄이고자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용지 전매를 금지하는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8월부터 적용했다. 하지만 편법 택지신청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8월19일 공급된 화성동탄2블록은 3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A건설사가 계열사 18개사를 동원했지만 당첨되지 않았으며 9월7일 김해율하2블록은 19개 계열사를 동원한 B건설사가 청약에 떨어졌다. 10월 위례에서는 C건설사가 18개사 계열사를 동원해 택지를 분양받았다.

올해도 아파트 용지를 분양받기 위한 건설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률을 살펴보면 △남양주 별내지구 A20블록 694대 1 △고양 향동지구 A2블록 629대 1 △인천 청라지구 A30블록 610대 1 △시흥 장현지구 B3블록 502대 1 △성남 고등지구 S-1블록 370대 1 등이다.

계열사와 실적이 없는 페이퍼컴퍼니 등이 동원돼 택지를 낙찰받게 되면 거품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도시에서는 특정 건설사가 공급한 공동주택이 절반 가까이 분양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건설사는 택지 신청보증금을 단기 대출받아 납부하고 있다. 결국 금융권이 자본이익을 얻고 있으며 건설사의 금융비용은 분양가에 포함돼 분양가 상승을 초래하기도 한다.

D건설사 택지관련 담당자는 "대형업체에 비해 자금력이 열세인 중소업체의 참여할 길이 막힌다는 여론에 따라 공공택지응찰자격이 완화됐지만 이로인해 자회사와 관계사 등 페이퍼컴퍼니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면서 "중소업체가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명무실한 자회사를 만들어 택지를 신청하는 편법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또는 사용검사실적과 시공능력이 있는 업체에게 우선 공급하고 있다.

국토부도 내부지침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또는 사용검사실적과 시공능력이 있는 업체에 우선공급했지만 투기과열지구가 전면 해제돼 무의미하다.

이와 관련,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추가 행정지침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LH의 '공공택지 실수요자 공급지침'에 따르면 공동주택용지의 1순위 공급은 "주택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한 자로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또는 사용(준공)검사실적이 있고, 시공능력 이 있는 자" 다.

다만 주택법에 따라 지정된 투기과열지구에 속하는 택지개발지구 및 지역본부장(사업본부장, 직할사업단장을 포함)이 투기가 우려된다고 인정한 지역에 한정된다. 따라서 지역본부장의 재량으로 지정되는 투기우려지역을 비투기과열지구로 개정하면 된다.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또는 사용검사실적이 있는 업체에 우선공급토록 해 투기과열지구와 차별성을 두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 관계자는 "연내 LH 내규 개정을 통해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실적을 가진 건설사에 우선공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투기과열지구나 행복도시의 예를 따르는게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3년(2013~2015년) 전체 등록사업자의 평균 주택건설실적은 256가구, 평균 사용검사실적은 185가구로 실적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감안할 때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한 주택실적을 갖춘 건설사가 아파트를 공급하게 되면 서민과 중산층에게 내집마련에 있어 양질의 주거 선택권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직접 시행에 시공까지 하면 분양가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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