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오면 고전하는 효성…반년째 미분양단지도

6곳 중 5곳 미분양…효성 "공급과잉 영향, 분양성 개선될 것"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중견 건설사인 효성이 수도권에만 오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약 성적도 신통치 않고 계약이 길어지는 단지도 적잖다.

23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효성과 계열사 진흥기업은 지난해 1월 이후 수도권에 6개 단지·3769가구를 공급했다. '백년가약'과 '더루벤스' 등 각각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던 두 회사는 지난 2013년 해링턴플레이스를 론칭한 이후 같은 아파트 이름을 쓰고 있다.

효성과 진흥기업이 수도권에 공급한 6곳 중 청약 흥행·조기 완판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0월 분양한 남양주 별내 효성해링턴코트뿐이었다. 별내 효성해링턴코트는 '테라스하우스'로 설계돼 수요자들의 호응이 컸다.

이 외에 △용인 영통로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5년 3월) △용인 서천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5년 6월) △용인 기흥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5년 10월) △파주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5년 11월) △은평 신사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5년 11월)는 모두 실수요자들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들 단지는 상대적으로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꼽힌다. 영통로 효성해링턴플레이스·서천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동수원의 중심지인 영통구에 있지만 중심상업지역이나 지하철역과는 거리가 제법 있다.

기흥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수원신갈 톨게이트 인근에 있어 상업시설 등을 이용하기가 마땅치 않다. 파주 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운정신도시 등 각광받는 신흥 주거지와는 적잖은 거리가 있다. 은평신사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인근 시세와 비교할 때 분양가가 비싼 게 흠으로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단점을 안고 있는 단지가 많다 보니 분양도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3월과 6월 분양된 영통로 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서천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일부 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기흥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전체 1666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80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판매 속도가 개선되지 않아 500여가구가 여전히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50여가구가 남은 것으로 알려진 은평신사 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계약금 500만원'을 내걸고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지며 모든 건설업체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초 해링턴플레이스를 새로 론칭한 이후 대구 등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효성 해링턴플레이스는 (타 업체와 비교할 때) 수익도 많이 내고 선전을 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내달 324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평택 효성해링턴플레이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미아9-1재건축(1028가구)·용산국제4구역(1141가구) 등의 사업도 준비 중이다.

효성 측은 "수도권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아 분양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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