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기업 이어 남광토건 삼킨 세운건설, 중견 건설 지각변동?

극동건설 인수도 추진, M&A 성사되면 시평 25위 중견 건설사 성장
공격적 M&A 부작용 우려…금광기업 소유권 분쟁, 리스크 될 수도

남광토건 본사가 위치한 강동그린타워/사진=다음 로드뷰ⓒ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호남에 연고를 둔 세운건설이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2년 금광기업을 인수한데 이어 남광토건까지 집어삼키며 몸집을 공격적으로 불리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운건설 컨소시엄은 남광토건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세운건설 컨소시엄이 취득하는 남광토건 주식은 640만주다. 이로써 세운건설 컨소시엄은 남광토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에 앞서 이달 18일 남광토건 관계인집회에서는 M&A 관련 변경 회생계획안이 결의됐다. 세운건설이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남광토건의 M&A 작업은 사실상 종료됐다.

세운건설은 1995년 봉명철 회장이 전남 화순군에서 설립한 회사다. 자본금 31억원 규모의 중소 건설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156억원에 불과하다. 시공능력평가 59위의 남광토건 매출은 지난해 기준 2786억원에 달한다.

남광토건은 법정관리에 돌입한 건설사 중 동부건설과 함께 유일하게 상장을 유지하고 있던 업체다. 장고항 건설사업 등 관급공사 중심의 수주도 계속하고 있어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업체 중에서도 매력적인 매물로 꼽혔다.

매출만 놓고 보면 세운건설이 18배는 규모가 더 큰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9월 세운건설이 남광토건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당시 업계에서는 M&A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알짜회사 인수 후 이를 되팔아 차익을 노리는 방식의 기업사냥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하지만 세운건설이 2012년 인수한 금광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M&A에 적극적으로 나선데다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PEF)에 비해서도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이같은 의혹은 잠잠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운건설은 2012년 법정관리 중이던 금광기업 지분을 인수한 뒤 채권상환에 성공한 전력이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남광토건 몸값이 하락했고 상장업체라는 장점도 있어 사세 확장을 위해 M&A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금광기업은 2020년까지 회생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세운건설의 출자로 법정관리를 조기에 졸업했다. 봉명철 세운건설 회장은 현재 금광기업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처럼 세운건설이 기업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중견 건설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현재 이 회사는 극동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매각가격 및 인수주체가 변제해야할 회생채무에 대한 조정을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은 세운건설과 조건부 M&A 계약을 맺은 상태다.

조정 과정을 거쳐 다시 산정된 회생채무를 세운건설이 받아들이면 M&A가 성사된다.

극동건설 인수까지 성공하면 세운건설은 금광기업과 남광토건을 더해 단숨에 시공능력평가 25위(1조 4986억원)에 달하는 중견 건설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호남권 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큰 호반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5위다.

다만 세운건설이 연이은 M&A 작업에 관계사인 금광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운건설은 시공능력평가 70위인 금광기업 지분 47.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문제는 인수자금 조달 등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금광기업 소유권을 놓고 이 회사 옛 주인인 송원그룹과의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3년 송원그룹은 세운건설이 주식양도 계약 체결 이후 대금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법원에 주식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송원그룹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에서는 세운건설의 승리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 사건은 대법원 확정판결(상고)을 기다리고 있다. 상고에서 세운건설이 승소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패소할 경우 남광토건과 극동건설 인수에 금광기업을 끌어들인 것을 놓고 새로운 법적 분쟁이 불거질 여지가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법원 판단에 따라 남광토건, 극동건설 인수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남광토건 인수 이후 금광기업의 우회상장이나 합병 등이 추진될지 여부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haezung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