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 "제주 2공항, 임기내 실시설계까지 가능"

에어시티, 공공주도 금융허브로 육성…정석 비행장 사용 논의
국가 보상 뿐만 아니라 道 차원서 별도 보상 마련 예정

원희룡 도지사가 공항 후보지로 선정된 성산읍 일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주도청). ⓒ News1

(제주=뉴스1) 진희정 기자 = "2년 반 임기 내 실시설계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 기본설계 1년 줄이고 실시설계와 보상을 한 꺼번에 해 기간을 단축시키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3일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화 상태인 제주공항을 확장하고 2공항 건설 기간을 10년에서 8년으로 단축시켜 오는 2023년 개항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25년 개항 목표보다 2년 단축시킨 것으로 임기 내 실시설계와 보상까지 진행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한항공 소유의 정석비행장 활용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원 도지사는 "제주공항을 확충하고 제2공항 공사기간을 단축한다 하더라도 2020년이면 포화상태"라며 "2023년까지 부정기 항로나 특별기 등이 내릴 수 있도록 대한항공측과 협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2공항은 비행 기능 뿐만 아닌 공공이 주도적으로 나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같은 에어시티로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원 도지사는 "주민들의 피해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제2공항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는 공공주도의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도시계획에 의한 개발을 통해 개발이익을 소음 피해지역 주민 보상과 장기적인 이익 대책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공항 에어시티 계획 중 금융을 특화시키겠다는 계획도 구체화했다. '프리포트(Free Port)' 개념을 접목시키겠다는 것. 예컨대 입국대를 통과하기 전에 가상의 대한민국 밖의 프리포트를 공항과 연결시켜 자산가들의 프라이빗 뱅킹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원 도지사는 "금융전문가들의 제안이기도 하지만 하다못해 금고만 유지해도 제주도 관광산업과 연계해 다음 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항 예정지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에도 적극 나설것임을 분명히 했다. 제2공항 건설 후보지에 포함된 성산읍 온평리를 비롯해 신산·난산·수산·고성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 및 후보지 마을과 인접한 시흥·성산·신천리 일대까지의 소음 피해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원 도지사는 "제2공항 조기 건설과 함께 중요한 것은 주민피해 대책 해결이다"며 "2년 뒤 실시설계와 보상까지 시간이 있긴 하지만 이주대책으로 공공임대를 비롯해 서민과 청년 등 이주민 주택공급 대책에 대해 별도의 연구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국가 차원에서의 보상 뿐만 아니라 연구용역 결과물이 나오고 구체적인 세부 일정이 세워지면 도에서도 별도의 대책 등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행복주택은 도가 중심이 돼 계획을 세웠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원 도지사는 제주는 청정 자연이 핵심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존할 곳은 확실히 보존하고 밀도 있는 콘텐츠를 개발을 통해 난개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공공이 주도적으로 구획을 정해서 민간이 개발이익만을 보고 뛰어드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크루즈 산업 활성화도 강조했다. 동아시아 크루즈 산업이 발달하는 가운데 제주도가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일본에 가려면 제주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중국에서 부산으로 가도 제주도를 거쳐야 한다.

부두시설이 발달해 있다면 선박이 제주도에 머물 때 관광객은 쇼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여건 상 선박이 고작 4시간만 머물다 제주도를 떠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항구를 조성한다는 게 원 도지사의 계획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크루즈가 공항 다음으로 주력하는 분야"라며 "신항 계획을 해수부 장관에게 얘기했고 국가장기항만계획시설에 반영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발전할 창조적인 역량이 제주도를 하나의 여러 거점 중에 하나로 생각할 수 있도록 제주 발전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희룡 도지사는 1964년 서귀포에서 출생해 제주제일고를 나와 학력고사 수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1992년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해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를 역임했으며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내리 3선을 지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사무총장,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기획위원장, 상임운영위원 등 당직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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