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돈 못 받는 5大 건설사, 미청구공사 금액만 13조…재무건전성 '휘청'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미수채권 증가에 돈줄 막혀…영업실적 부진도 우려

그래픽=최진모 디자이너ⓒ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5대 대형 건설업체들이 보유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받아야할 공사대금인 매출채권과 달리 미청구공사는 떼일 가능성이 높아 해당 건설업체들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5개 건설기업의 1분기 기준 재무제표(연결기준)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미청구공사 금액은 총 12조9139억원이다.

직전 분기 12조6191억원에 비해 미청구공사 금액이 3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2013년 말(10조4262억원)과 비교하면 규모가 무려 24% 가량 확대됐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2013년 4조1085억원을 기록했던 미청구공사가 지난해 5조1010억원에서 올해에는 5조1355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동안 미청구공사 증감률은 25%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미청구공사는 1분기 기준 2조2448억원으로 직전 분기 2조147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2013년 1조4759억원과 비교하면 미청구공사 규모가 1조원 가량(52%) 늘었다. GS건설도 같은 기간 미청구공사가 38% 정도 증가했다.

다만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직전 분기에 비해 미청구공사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A업체가 해외에서 공기 5년, 도급액 1000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하면 매년 공기 20%를 완료한다고 가정하고 손익을 추산한다. 따라서 A업체는 공사 첫해에 매출채권(재무제표)과 매출액(손익계산서)을 각각 200억원으로 계상한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가 건설업체의 공정률을 인정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항목이다. A업체가 첫해 진행한 공사에서 공정률 15%만 인정받으면 150억원만 대금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 이때 건설사는 청구하지 못한 나머지 50억원을 미청구공사로 남겨 별도 자산으로 관리하게 된다.

미청구공사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매출채권보다 회수기간이 길고 떼일 가능성도 높아서다. 발주처가 공정을 완료했다고 인정하지 않은 돈이어서 이를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여기에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도 설정하지 않아 대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장부상 이익은 바로 손실로 전환된다.

올해 2분기 들어 건설업체들이 실적부진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미청구공사가 확대되면 자금압박에 시달릴 수 있어서다. 이들 5대 대형 건설업체가 올해 2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50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16억원에 금액이 19% 이상 쪼그라들었다.

특히 일부 건설업체의 경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미청구공사가 장부상 이익으로 잡혀있지만 실제 들어오는 현금은 이에 못 미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006억5400만원을 거둬들였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75억8300만원(종속기업 연결제외)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금을 청구하지 못해 회수가 안 되는 돈이 쌓이면서 영업이익 흑자에도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지는 않겠지만 미청구공사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하면 건설업계를 강타했던 적자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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