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 재건축 등 추진 어려운 뉴타운 28곳, 시가 직접 해제한다
'뉴타운·재개발 ABC 관리방안'…정상추진·정체·추진곤란 나눠 수습
사업 가능한 곳은 규제완화·자금지원 방안 마련…갈등관리책도 도입
- 오경묵 기자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서울시가 강북구 수유동 수유4-2 재건축 구역 등 뉴타운 28곳에 대해 직접 구역 해제하기로 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뉴타운·재개발 ABC 관리방안'을 22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시는 착공 이전 단계에 있는 뉴타운을 정상추진(A유형)·정체(B유형)·추진곤란(C유형)으로 나눠 수습한다.
A유형에는 원활한 추진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집중하고 B유형에는 코디네이터를 파견하는 한편 주민합의를 통해 사업정상화 등 진로결정을 지원한다. C유형은 28곳을 시가 직접 해제하는 한편 대안사업 전환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683개 뉴타운 구역 중 추진주체가 있는 327곳에 대해 구역별 사업동향을 집중 분석한 뒤 A·B·C 유형으로 구분했다. 추진주체가 없는 111곳은 일정기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일몰제 등으로 사업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나머지 245곳은 주민 뜻에 따라 해제됐다.
시는 "구역별 사업동향 뿐만 아니라 조합의 해산동의율·정체기간 같은 정량적 기준과 개발 필요 여부·관리 필요성 등 정성적 기준을 고려해 분류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뉴타운·재개발 수습방안이 공공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주민 스스로 진로결정을 했다면 'ABC 관리방안'에서는 공공의 적극적인 지원·관리를 통해 주민과 시가 함께 진로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분류 대상 뉴타운 중 14%인 C유형에 대해서는 1단계로 28개 구역을 시가 직접 해제한다. 이 구역들은 5년 이상 장기간 사업 예정구역으로 정체된 곳이다. △추진동력을 상실해 추진주체가 활동을 중지했거나 △건축행위제한이 해제돼 건물 신축 개량이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렵고 △주민 스스로 추진이나 해산 의사결정이 없는 구역들이다.
시는 "구역지정으로 인해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주택 노후화가 빨라져 조속한 해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역해제 이후 일반주거지로 전환되면 주택 개·보수와 신·증축이 활발해져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뉴타운·재개발 해제구역을 포함한 저층주거지 전체에 대한 관리방안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C유형 중 2단계 해제 대상은 사업성이 낮아 주민 부담이 높은 구역이다. 주민과반수 동의로 해산하는 한시 규정이 연장된 만큼 해산동의율이 높은 구역에 대해서는 주민들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해제나 대안사업 전환이 어려운 구역에 대해서는 조례 등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는 주민 스스로 해제하는 추진위만 비용지원이 가능한 만큼 행정기관이 직접 해제하는 경우도 비용을 보조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가능한 구역은 각종 지원을 통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총 46%인 A유형에 대해 △녹지 기준완화 △허용용적률(20%) 기준 다양화 △융자지원금 상향 등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개발 면적이 5만㎡ 미만일 경우에는 공원·녹지 비율을 면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3만㎡ 미만은 세대당 2㎡ 이상 △3만㎡ 이상은 세대당 2㎡ 이상 또는 구역면적의 5% 중 큰 면적을 공원이나 녹지로 확보하도록 돼있다.
허용용적률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적용기준도 다양화된다. 우수디자인·지속가능한 건축구조·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등 기존 3개 항목에서 녹색건축인증·빗물관리시설 설치·역사문화보전 항목 등이 추가된다.
추진위원회·조합의 운영자금 융자금 한도도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비용을 현실화 해 사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각종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곳은 진로결정을 돕기로 했다. 총 40%인 B유형 구역이 대상이다. 이 구역들은 주민갈등이나 조합-시공사 간 자금지원 중단 등 여러 요인으로 사업이 정체되고 있다.
시는 코디네이터를 통해 각종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해 사업정상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로 B유형 전 구역에 대해 갈등요인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2단계로는 갈등이 첨예한 구역에 갈등조정 전문가를 보내고 종합적 해결이 필요한 구역에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파견한다. 시는 이를 위해 정비사업·도시행정·변호사·시민활동가 등 코디네이터 100여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년간 뉴타운·재개발 갈등 수습 노력을 통해 갈등과 고통을 해소하고자 하는 한편 주민들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도록 했다"며 "진로 결정이 안 된 구역에 대해서는 유형별 맞춤형 지원 등 체계적 관리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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