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풍' 신규 분양시장 정말 달아올랐을까
대구·부산등 지방 청약시장 '후끈'…청약경쟁률 지난해 4월比 4배↑
전세수요 매매전환, 공급 부족, 저렴한 분양가 삼박자…실수요 몰려
강남 재건축 성적 기대 이하, 대세상승 '속단'은 아직 일러
- 임해중 기자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올들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모처럼 구름떼 처럼 몰리는 청약자들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대구와 부산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의 경우 평균 수십대 일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는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하지만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되는 곳만' 되는 양상이다. 위례, 동탄2신도시 등 일부 손 꼽히는 유망지역만 몰리고 상대적으로 재건축·재개발 단지 분양의 청약은 기대 만큼 달아오른 모습은 아니다.
이같은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는 실수요 중심의 청약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투자수요까지 가세하는 대세 상승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세난, 공급부족, 분양가 '삼박자'…연이은 규제 완화, 청약시장 열기 지속될 듯14일 금융결제원의 민영주택 청약경쟁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이달 청약이 완료된 13개 단지 중 8개 사업장이 순위 내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이달 들어 청약 접수를 진행한 민영주택은 전국 6863가구로 총 6만6921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9.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7594가구 모집에 1만9865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4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중 전북 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과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 대구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동탄2 신안 인스빌리베라2차는 각각 18대 1, 31대 1, 21대 1, 3.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모두 완판됐다. 부산 협성 엘리시안 역시 2.3 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하는 등 지방 청약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대구와 부산, 혁신도시 등 지방 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이유는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매매수요 전환, 신규 아파트 공급부족에 따른 분양 기대감, 주변 아파트 시세 수준의 저렴한 분양가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기준 대구의 전세가율은 74.1%로 6대 광역시 중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의 전세가율 역시 68.5%를 기록하며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인 68%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치솟는 전셋값에 피로를 느낀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가율이 높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지방에서 공급된 새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 매입보다 분양 아파트를 더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실제 1순위에서 청약이 완판된 대구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90만원 후반대로 인근 수정구 아파트의 평균 시세인 3.3㎡당 980만원 보다 약 90만원 가량 가격이 저렴해 수요자들의 청약 쏠림이 이어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연일 급등하는 전셋값에 피곤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분양 아파트들의 가격이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해 청약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면서 "꼭 집을 사야하는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어 당분간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이후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던 부산과 혁신도시 인근은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북 호반베르디움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주택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전북혁신도시의 중심 입지에 공급된 결과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최고 17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성공한 '협성 엘리시안' 역시 최근 10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부산 사하구에서 공급되며 부산의 청약 열기를 이어갔다. 부산 사하구와 연제구 지역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갈증이 누적된 곳으로 지난달 공급된 연제구 일동미라주는 평균 8.45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된 바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 전반적으로 온기가 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임대차선진화 방안 이후 기존 주택거래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청약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책은 일관되게 이어지면서 분양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종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로 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분양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수도권 민간택지에 적용되던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등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정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주변 아파트값으로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데다 규제완화로 투자환경까지 개선된 덕에 신규 분양시장으로 실수요자들이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세 상승 '속단'은 아직…'묻지마 청약'은 피해야다만 지난주 기대를 모으며 청약에 나섰던 강남권 재건축 분양 아파트 2곳이 3순위에서 '턱걸이'로 간신히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고 입지나 가격에 따라 청약 성적도 제각각이여서 분양시장의 대세상승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역삼 자이'는 3순위에서 가까스로 청약을 마감했다.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역시 전용84~120㎡ 중대형 아파트 212가구가 3순위 청약으로 밀리면서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인 두 단지 모두 일반분양 물량이 저층에 몰려있어 층과 향이 로열층에 비해 떨어지는 반면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다소 높게 책정된 결과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제 '역삼 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150만원으로 바로 옆 개나리래미안의 거래 시세인 3.3㎡당 2900만원 보다 150만원 가량 가격이 비싸다. 3.3㎡당 1950만원에 공급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도 인근 '고덕 아이파크'의 거래가격인 3.3㎡당 1800만원대 후반보다 분양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또 이달 청약이 마감된 13개 단지 중 5개 사업장은 순위 내 청약마감에 실패해 입지별로 청약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총 6만6921건의 청약접수 중 88%에 해당되는 6만39건이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과 전북 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 등 1·2순위에 완판 된 4개 단지에 몰려있는 반면 나머지 9개 단지의 청약접수 건수는 6882건에 불과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맞지만 가격과 입지에 따라 청약 성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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