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개발에 삼성동 '들썩'…강남 주택시장 판도 '확' 바뀔까

삼성1동 아파트 호가 1천만~2천만원 이상 올라
노후주택지 연계개발되면 강남 '최고가 아파트' 자리 바뀔 수도
한전부지 매각 1조5000억 기부채납 '암초'…섣부른 투자 '금물'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사진=임해중 기자©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삼성이나 현대차그룹이 부지매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대기업 입주에 따른 파급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아파트값 상승은 물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삼성1동 H공인중개업소 대표)

소문은 빨랐다. 서울시가 삼성동 한전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기로 결정하자 집주인들이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삼성동 주변 공인중개업소에는 급매로 나왔던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이 발표 된지 1주일째를 맞은 7일. 삼성1동 인근의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은 늘어난 반면 매수문의는 계속되면서 삼성동 삼부아파트의 호가가 일주일 사이 1000만∼2000만원 이상 올랐다"며 들뜬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동에서 잠실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컨벤션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발표되자 역삼이나 선릉, 잠실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집주인들 사이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동 지역 주민들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의 새로운 주인이 되면 다소 낙후됐던 삼성1동 주택가 개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업입주에 따른 관련 종사자 이주 수요를 흡수하려면 배후주거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1·2종으로 묶여 있는 삼성동 주택가의 용도지역이 자연스레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전환돼 이 지역의 주거지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서울시가 영동권 컨벤션타운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발 일정에 맞춰 삼성동 주거지역을 연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관측에서 삼성동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주거지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단지로 삼성동 래미안1차와 삼성 풍림2차,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등을 손꼽았다.

한전 본사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삼성 래미안과 풍림2차는 100여 가구로 구성된 소규모 단지들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이곳 일대는 낡은 단독주택과 빌라촌이 형성되며 '삼성동의 섬'으로 불릴 만큼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혔다. 과거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잠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역시 지은지 30년이 다돼가며 삼성동 아이파크 등 주상복합 아파트에 '랜드마크' 아파트라는 명함을 넘겨 준지 오래다.

삼성동 주민들이 서울시가 발표한 영동권 개발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의 개발계획이 가시화되면 강남이나 역삼동 인근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 받았던 이들 단지의 가격 회복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주거지 개발이 추진될 경우 삼성 아이파크나 도곡동 렉슬을 넘어서는 고가·명품 아파트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인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전 본사 맞은편 상가와 단독주택지에서는 상권과 주택의 입지를 꼼꼼히 살피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투자자는 카메라로 상가건물과 주택을 찍어가며 입지를 분석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전 본사 뒤편에 위치한 상가와 오피스 밀집지역/사진=임해중 기자© News1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기업이 입주하게 되면 수조원이 넘는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상권과 건물의 가치도 올라가게 된다"면서 "여기에 영동권 컨벤션센터 조성 이후 배후 주거지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목돈'을 손에 쥔 알부자들이 삼성동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한전 부지 매각이 성가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산적했고 영동권 개발계획 역시 청사진 수준에 불과해 들뜬 분위기에 편승해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가 한전 부지 종상향을 추진하면서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적용했는데 기부채납 비율이 40%에 달해 이에 부담을 느낀 기업이 부지매입에 선뜻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부채납 비율 40%는 한전 전체 부지인 7만9342㎡ 중 3만2927㎡에 해당되는데 이를 금액으로 따져보면 1조5000억원이 넘는다"면서 "부지 매입에 나서는 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3조∼4조원 가량의 부지매입비와 1조5000억원 가량의 공공기여 부담금을 한전 부지를 매입하는 기업이 떠안아야 한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제시한 개발계획의 핵심은 한전 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해주는 대신 땅의 40%를 기부채납 받아 공공성을 살린 개발을 유도한다는 것"이라며 "부지매각이 지연되면 개발계획도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삼성동 주택시장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개발 청사진만 믿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