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삼성동 한전 '땅' 용도변경…재벌 '특혜' 논란 잠재울까
사전협상제적용, 최대 40%까지 기부채납…특혜논란에 선제대응
- 임해중 기자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용도변경을 통해 한전 부지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게 되면 이 땅을 사옥 이전지로 검토하고 있던 현대차그룹과 삼성역 일대에 대규모 '삼성타운' 조성을 꿈꾸던 삼성그룹의 용지 매입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용도변경 이후 부지의 40%를 기부채납 받아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사전협상제도' 적용을 통해 재벌에게 '특혜'를 제공한다는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일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내놓고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있는 삼성동 한전 부지의 용도를 일반 상업지역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동안 한전 부지가 '헐값'에 매각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용적률 상향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어왔지만 서울시는 '재벌 특혜' 논란을 우려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서울시가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전 부지의 용도변경을 결정한 이유는 영동권 일대에 컨벤션타운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한전 부지 일부를 기부채납 받아 공익적 개발을 유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전 용지의 95%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땅 매각이 성공해도 개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용도변경을 통해 부지 개발과 관련된 가치를 높여주는 대신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적용해 부지의 40%까지를 기부채납 받아 공공성을 살린 개발을 유도하는 게 서울시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되는 한전 땅은 서울시 조례를 통해 용적률 상한이 250%로 묶여 있었다. 건축물의 연면적이 대지면적의 2.5배 이상을 넘을 수 없다는 의미로 부지 매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기업들은 낮은 사업성을 이유로 용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 땅이 일반 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 용적률 상한이 800%까지 늘어나게 돼 그만큼 개발 사업성이 상승하게 된다. 부지 소유주인 한전 입장에서는 땅의 매각가를 높일 수 있고 매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영동권 일대에 컨벤션타운을 조성하려는 서울시 역시 한전 부지 일대의 공익적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땅 소유주인 한전과 매입 추진기업, 용도지역 변경의 결정권자인 서울시 3자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 이 땅에 대한 용도변경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다만 서울시가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제시한 '사전협상제도' 카드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부채납 비율이 높을수록 부지의 개발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서울시와 한전 부지를 매입한 민간기업이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공기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을 수 있어서다.
이같은 갈등으로 서울시가 기부채납 비율을 줄이게 되면 재벌 '특혜'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기부채납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사업성 부족으로 개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민간이 수립한 계획을 서울시가 받아들일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아직 종상향을 위한 절차와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동 한전 부지 매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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