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지방 재개발·재건축…건설기업들 '러시'
분양실적 좋은 대구, 부산 등 대형 건설기업도 '눈독'
용적률 300% 상향조정 등 규제완화가 사업성 개선 이끌어
- 임해중 기자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건설기업들이 부산과 대구 등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합원 2가구 분양 허용, 용적률 300% 상향조정 등 규제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지방 정비사업장에도 활력이 도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들 지역의 분양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건설기업들이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에 관심을 두는 이유 중 하나다. 분양성이 좋은 사업장일수록 대물변제 명목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거나 공사비를 떼이는 등의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분양성적이 우수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건설기업들이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어 정비사업 수주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올해를 기점으로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대구 재개발·재건축…대형 건설기업도 '눈독'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 시공기업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예정된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 사업에는 SK건설과 롯데건설, 대방건설 등 3개 건설기업이 참여했다.
광안2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적률 상향조정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의 대표적인 수혜지로 손꼽히는 사업장이다. 기본계획 상으로는 용적률이 230% 정해진 상태지만 도정법 개정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덕이다.
본래부터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현장인데다 일반분양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대형 건설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S건설 역시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2∼3개 가량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수주를 타진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부산이나 대구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사업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수주를 추진 중인 사업장은 밝힐 수 없지만 몇 개의 건설기업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확연히 감지됐다. 동일토건이 최근 충남 천안시 부창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대우산업개발도 지난달 공사비 1689억원 규모의 대구 선진신암지구 재건축 사업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롯데건설이 2080억 규모의 경북 구미시 '도량 1·2 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2080억원에 수주하며 3년만에 재개발·재건축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한 대형 건설기업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로 중견 건설기업들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됐지만 지방 사업장들의 사업성이 개선되자 대형 건설기업들도 앞 다퉈 수주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규제완화로 사업성 개선 기대감↑이처럼 중견 건설기업은 물론 대형 건설기업들까지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연이은 규제완화 조치로 지방 사업장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특히 올해 도정법이 개정되며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이 아닌 지역에서도 용적률을 300%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면서 지방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이 제도는 조례와 상관없이 지자체장이 용적률을 국계법 상한까지 조정해 정비계획을 세우거나 변경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적용되는 용적률 인센티브처럼 늘어나는 용적률의 일정비율을 임대주택으로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업성 개선 효과도 더 크다.
이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새로 짓는 아파트를 2가구까지 분양받을 수 있게 된 점도 호재라는 평가다. 전용면적 142㎡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이라면 새로 분양받을 주택을 85㎡와 57㎡짜리 2가구로 쪼개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조창혁 한가람법무법인의 변호사는 "본래대로라면 한 가구가 분양되면 끝나는데 조합원 선택에 따라 분양실적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분양실적이 개선되면 그만큼 정비사업의 수익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대구 등 지역은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어 재개발·재건축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건설기업들이 떠안아야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부산과 대구, 세종, 광주 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총 3만4444가구로 1~3순위 청약에 17만여명의 수요자들이 접수했다. 청약경쟁률로 따지면 대구와 부산은 각각 평균 7.29대 1, 5.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시장이 호황일수록 도급계약의 리스크가 낮아지는 이유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독특한 공사비 결제 구조 때문이다. 보통 정비사업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을 세울 때 공사대금의 70%는 조합원 분담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30%는 분양수익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분양성이 높은 사업장일수록 공사를 진행한 시공기업이 공사비를 떼일 위험도 함께 낮아지는 셈이다.
한 건설기업의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공사대금을 결제할 능력이 없으면 미분양 주택을 대물변제 명목으로 떠안아야하는 등의 복잡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면서 "부산과 대구처럼 분양이 잘되는 지역에서 정비사업 공사를 수주하면 이런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대형 건설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건설기업들이 수주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 외의 지방 사업장은 여전히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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