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강남發 전세난 더 악화될 수도"…입주 물량 70% 전세 '불가'

강남권 정비사업 이주수요 본격화 '전세난민' 수도권 남부까지 영향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세곡2지구 보금자리주택. 강남4구 입주예정 아파트 9192가구 중 6502가구 당장 전세로 돌릴 수 없는 보금자리주택 아파트들이다/사진=유승관 기자©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내년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 가운데 70% 이상이 당장 전세로 돌릴 수 없는 보금자리지구 아파트라는 점에서 전세 수급불균형 현상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강남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이주도 내년 봄 이후에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강남발(發) 전세난이 또다시 수도권 남부지역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서울시 클린업시스템과 부동산114의 강남4구 재개발·재건축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내년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장은 총 16곳, 1만4906가구다. 이중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14곳으로 1만4258가구이며 관리처분인가 상태인 2개 사업장 648가구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선이주가 진행된 가락시영 1, 2차 6600가구도 이주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관리처분 계획이 관할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게되면 착공을 위해 입주자들의 이주와 건물 철거작업이 함께 진행된다. 사업시행인가는 관리처분인가 이전 단계로 이때부터 이주계획이 수립된다. 이주계획 수립 이후 이주 및 분양에 돌입하기까지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린다. 이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4월 이후부터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16곳에서 이주민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강동구의 경우 고덕 2, 3단지에서만 5000가구가 넘는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규 입주는 성내동 벽산블루밍파크엔 476가구가 유일해 이 일대 전세난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덕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고덕주공2단지는 내년 초 관리처분총회를 거쳐 이주와 함께 철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라며 "이르면 3월과 4월부터 이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강동구는 워낙 전세매물이 귀해 전셋집을 찾기가 쉽지는 않아 서울 외곽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에서 예상되는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는 5148가구인 반면 입주가 예정된 신규 아파트는 2995가구에 불과하다. 강남4구를 통틀어 내년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9192가구로 올해 1만592가구 대비 86%수준에 그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강남권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강남권의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올해보다 더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 가운데 당장 전세로 돌릴만한 민영 아파트가 거의 없다는 점도 강남발 전세난이 우려되는 배경 중 하나다. 강남4구에서 내년 입주 예정인 민영아파트는 역삼동 역삼3차 아이파크 411가구, 래미안 강남힐스 1020가구, 서초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280가구,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 256가구, 강동 성내동 벽산블루밍파크엔 476가구 등이 유일하다.

나머지는 세곡2지구 보금자리 3091가구, 강남 보금자리 1118가구 , 내곡지구 보금자리 2293가구 등 공공분양 아파트들이다.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의 70% 미만인 강남 보금자리 아파트는 입주자가 입주일로부터 5년간 의무 거주해야 하고 계약일로부터 8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강남4구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 중 70% 이상은 전세로 공급될 수 없는 물량인 셈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서울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가 올해보다 늘어난다고 하지만 전세난 진앙지로 꼽히는 강남권에서는 오히려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강남권 입주예정 아파트 중 대부분이 전세로 돌릴 수 없는 아파트기 때문에 수도권 남부로 전세난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