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막상 집사려니 호가 뛰고…세입자 '이중고'
서울 마포 중개업소 가보니.. 일부 아파트 매매價 대비 전셋값 77%
전세→매매 전환도 감지…본격 거래회복은 일러
- 전병윤 기자
(서울=뉴스1) 전병윤 기자 = 서울 여의도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전모씨(41)는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근심이 는다. 전씨는 여의도 출퇴근이 편해 2012년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공덕래미안3차' 아파트 85㎡(전용면적) 전세를 3억9000만원에 구해 살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 전셋값은 5억원까지 뛰었다. 이대로라면 전씨는 내년 4월 임대차 계약 만료 이후 적어도 1억원 이상을 올려줘야 할 판이다. 전씨는 "이참에 대출 받아 집을 살까 고민도 해보지만 적지 않은 자녀 교육비에다 이자 부담까지 안을 생각을 하니 선뜻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흰머리만 늘어난다"고 푸념했다.
전씨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6억5000만~7억원 사이에 거래된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무려 77%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의 8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 58.1%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택 매입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복도식 아파트인 '공덕래미안1차' 전용 59㎡의 매매가는 7~8월 3억9500만원으로 4억원 이하였으나 이달 들어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포구에 위치한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가는 평균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같은 면적의 '공덕래미안3차'는 6월 5억1000만원에 매매가격이 형성됐으나 최근 2건의 매매가는 각각 5억2000만원, 5억2300만원으로 올랐다. 전셋값이 올라 집을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매매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세입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N공인중개 대표는 "이곳은 여의도나 마포에 근무하는 비교적 젊은 층의 중산층이 전세로 모여 살기 때문에 전셋값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 중소형 아파트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가운데 전셋값이 크게 뛰자 매매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전세기간 만료를 앞두고 당장 집을 구해야 해서 거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대심리 때문에 주택의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더 오르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 목적으로 매수를 하려는 사람들은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가격 동향을 수시로 묻고 있을 뿐"이라며 "집 주인들도 1000만원 가량 올라 거래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물 가격을 상향 조정해달라는 요구도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의 사무실에는 매물 여부를 묻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왔다.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 일부가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긴 했지만, 전체 매매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다른 P공인중개 관계자는 "주상복합 아파트인 펜트라우스의 경우 전용 84㎡ 매매가는 6억원으로 이전과 변한게 없다"며 "주상복합의 경우는 8.28대책 이후에도 생각보다 문의도 별로 없고 거래도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펜트라우스 115㎡ 전세는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 4억1000만원에 월 70만원 반전세로 변경됐다. 그는 "중소형 아파트 전세는 찾기가 매우 힘들고 그나마 있던 전세는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면서 일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다반사"라며 "전세 품귀는 앞으로 더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byj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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