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산 명품 향수 뿌렸다 시력 잃을 뻔…메탄올 484배 가품 주의보
소비자원, 압수 위조 화장품 34개 조사…3개 중 1개꼴 유해물질
- 전민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 3개 중 1개꼴로 안전기준을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일부 위조 향수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484배에 달하는 메탄올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충남경찰청이 최근 압수한 위조 화장품 34개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32.4%(11개)에서 메탄올과 납 등 유해 물질이 안전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충남경찰청이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위조 명품을 판매한 일가족 4명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위조 화장품이다. 경찰은 당시 모조품 7300여 점을 압수했으며, 정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200억 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 화장품 34개를 소비자원이 조사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18개는 향수였다. 이 가운데 6개(33.3%)에서 메탄올이 최소 73.7%에서 최대 96.9%까지 검출됐다. 화장품의 메탄올 허용 기준인 0.2% 이하와 비교하면 368~484배에 달한다.
정품 향수는 일반적으로 향료를 녹이는 데 에탄올을 사용하지만, 위조 화장품에는 가격이 훨씬 저렴한 메탄올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순도 99.5% 이상 제품 기준으로 에탄올은 1L당 약 11만 원인 반면 메탄올은 약 1만 4000원이다.
문제는 메탄올의 독성이다. 메탄올이 몸에 흡수되면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계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위조 화장품에서도 유해 물질이 나왔다. 핸드크림 6개 가운데 3개(50.0%)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보존제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CMIT가 최대 15.1㎍/g, MIT가 최대 5.7㎍/g이었다.
립스틱 1개에서는 안전기준을 넘는 납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31.0㎍/g으로 안전기준인 20㎍/g 미만을 웃돌았다. 바디미스트 1개에서도 사용이 금지된 CMIT가 나왔다.
CMIT와 MIT는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이나 호흡기·눈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납 역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성장 저해와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위조 화장품은 정식 제품과 달리 안전성 검증이나 제조 과정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위조 화장품 구매자 3명 중 1명은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제품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주요국의 위조 상품 피해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위조 화장품 구매자의 33.3%는 제품이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구매했다.
소비자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위조 상품은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할 것 △해당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매장 등 인증된 판매처에서 구매할 것 △시중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위조 상품일 가능성이 있으니 구매 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지식재산처 등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관련 업체들과 위조 상품 구매 예방 캠페인을 추진하는 등 위조 화장품의 유통을 막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집계에서 온라인 가품 화장품 관련 소비자 상담이 2022년 79건에서 지난해 8월까지 131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moveg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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