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카드' 내민 박근혜, 약일까 독일까

"화합의 적임자" vs "짙은 보수성향 부담"

김무성 새누리당 전 의원이 지난 4월 6일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우파 단일화를 제안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선거대책위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해 김무성 전 의원을 중용했지만 평가는 극과 극이다.

대선을 70일 앞둔 시점에도 당에서 겉돌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을 끌어안고 최근 당내 갈등을 폭발시킨 '친박 독식' 문제를 해소할 화합의 적임자라는 찬사가 있는가 하면, 김 전 의원의 짙은 보수 성향이 박 후보의 대선 가도에 또다른 갈등의 씨앗을 심은 것이란 우려가 터져나온다.

10일 당 및 친박 인사들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선대위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선대본부장 직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선대본부장에 임명된 서병수 사무총장이 당무를 관할하고, 김 전 의원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선대위 내 실무를 총책임지는 역할을 맡을 게 유력하다.

박 후보가 김 전 의원에게 중책을 맡긴데에는 지난 2007년 박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인정받은 특유의 리더십과 당내 비박 진영과도 두루 친분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한다.

아울러 당내 권력을 친박계가 독점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탈박(탈박근혜)' 했던 김 전 의원이 이를 완화시킬 수 있고, 지난 4·11 총선 당시 백의종군 선언으로 낙천자들의 탈당을 막은 공로도 인정됐다.

선대위와 함께 3대 대선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정치쇄신특위·국민대통합위 등 대선 캠프를 매머드급으로 꾸렸지만 마땅한 조정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이같은 역할을 해낼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당내 여러 상황을 잘 알고 그릇이 큰 분"이라며 "해야하는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김 전 의원의 '보수 본능'을 문제삼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당 공식회의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과 관련해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사실상 북한 김정일의 꼭두각시 종북세력이 대부분이다.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강력한 공권력이 즉각 투입돼야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는 야당의 다수당화를 막기 위해 '보수우파 단일화'를 제안해 당 안팎을 어리둥절하게 했고, 지난달 24일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6월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경제관 역시 상당히 보수적이라 '시장주의자'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당무를 거부했었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부딪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전날 TV토론회에 나와 "김 전 의원이 (지난 8일) 당내 경제민주화 논의를 주도하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을 만나 '모임이 너무 나가는 것 아닌가, 우리 지지자 가운데 공감 안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며 "선대위에서 새로 중책을 맡으실 분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또다른 불씨를 안고 가는 것 아닌가. 이제 김종인-이한구의 싸움이 아니라 김종인-김무성의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원조 친박'들 사이에선 김 전 의원과 감정의 골이 아직 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김 전 의원은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정국에서 박 후보와 대립하며 탈박했었다. 이후 김 전 의원이 박 후보를 원색 비판한 언행이 알려져 원조 친박 인사들과 감정의 골을 키웠는데 이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아이들처럼 자잘한 일을 갖고 그러는 일은 없다. 지금으로선 김무성 카드를 대체할 대안도 없다"고 말했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