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DMZ 사고 장병 위문 이어 군함 진수식까지…野공세 총력 대응
장병 위문서 "충분한 예우" 약속…진수식서 "자주국방" 강조
정치권 '안보 공방' 격화…李정부 '강경 대응·평화 공존' 딜레마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고 장병을 위문한 데 이어 군함 진수식에 참석해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DMZ 사고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가 높아지는 데 따른 총력 대응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자체 조사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지뢰참사 진상규명 결의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치권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과 평화 공존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DMZ 지뢰 사고로 다친 장병들과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이 대통령의 방문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9일 만이자 북중미 순방에서 복귀한 지 3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을 만나 치료와 재활은 물론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예우를 약속했다.
이어 울산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에 참석해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남의 힘에 기댄 안보는 그 나라의 사정이나 상황이 바뀌면 함께 흔들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우리 앞날을 우리가 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행보는 DMZ 지뢰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라는 합동참모본부의 판단이 나온 뒤 이뤄졌다. 사고 이후 국민들의 안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군의 독자적인 대응 역량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진상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첫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야권의 공세는 나날이 거세지는 단계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단독 조사만으로는 사고 진상을 밝히기 어렵다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 규명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 등 보수 야권 의원 60여명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야권은 이번 지뢰 폭발 사고를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연결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가 사실상 확실히 드러났다"며 "대북 굴종 노선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사고 발생 이후 6일이 지나서야 현장 조사가 시작된 점을 문제 삼으며 '늑장 조사·은폐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 "어폐가 있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지뢰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곳이라 섣불리 재진입하다가는 또 다른 사고가 날 수 있다"며 "또 다른 희생을 담보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유엔사와 군 당국의 판단에 따라 조사에 들어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DMZ 사고 전면 부인과 별개로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른 상응 조치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북한이 부인하는 건 늘 하던 방식 아니냐"면서 "국방부가 조사 주체고, 결과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번 DMZ 지뢰 사고를 계기로 대북 강경 대응과 평화 공존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DMZ 목함지뢰' 사고 때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응 사격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북한은 먼저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고 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일주일 만에 대북 조치 1호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지시했고, 이후 철거도 이뤄졌다. 다시 심리전을 재개할 경우 북미 대화 재개를 촉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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