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5박 7일 북중미 순방 매듭…귀국길 기자들과 차담(종합)
트럼프와 깜짝 회담 '대미투자' 물꼬…멕시코 '투자보장협정' 타결
'우크라 포로 송환' 공개 논란…동포간담회 '임기·개혁' 언급 화제
- 김근욱 기자, 심언기 기자
(서울·앵커리지=뉴스1) 김근욱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방문으로 이어진 5박 7일간의 북중미 순방을 마치고 2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귀국길 경유지인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선 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순방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깜짝 정상회담은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풀고 한미 간 협의를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주요 성과로 꼽힌다. 한국 정상으로는 16년 만에 국빈 방문한 멕시코에서는 한-멕시코 정상회담을 계기로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양국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멕시코 동포 간담회에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와 유시민 작가를 언급하면서 정치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으로 향했다. 경유지인 앵커리지 테드 스티븐스 국제공항에서는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다시 한국으로 향한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늦은 밤 서울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순방 첫 일정지인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해 전 세계 정상들과 교류하며 다자 및 양자 외교에 공을 들였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호르무즈 해협 및 홍해 봉쇄로 인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체인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또 북한의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단계적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를 보다 구체화한 한반도 평화·공존 3대 청사진도 제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와 추가적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동결을 맞바꾸는 담대한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유엔총회 마지막 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깜짝 회담이 이뤄졌다. 순방 직전까지 대미투자 협상이 교착에 빠지며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우리 측의 요청에 미측이 회담 당일 오전 응하면서 전격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대좌한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한미 조선 협력 등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표했고, 이 대통령의 전작권 환수 필요성 설명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 차원 협의에 머물렀던 전작권 환수 문제를 한미 정상이 직접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추진잠수함과 원자력 협정 등 공전하는 양국 현안들 역시 대미투자 협상 타결로 물꼬가 트이며 후속 협의 가속화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오는 12월 예정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골프 회동과 관련해 양 정상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는 등 한층 밀착하는 모습을 연출, 한미 관계의 굳건한 신뢰를 대내외에 천명했다는 점도 무형의 성과로 꼽힌다.
유엔총회 일정을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곧바로 북미 시장의 관문이자 중남미 최대 시장인 멕시코를 국빈 방문해 세일즈 외교에 공을 들였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멕시코 양국은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 타결과 17건의 양해각서(MOU) 및 협력 문건 체결을 이뤄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멕시코 무역협정 체결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전면적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까지 여러 난관이 큰 만큼 그보다 수위는 낮지만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16년 만에 우리 정상의 국빈 방문으로 중남미 정치, 경제, 외교 핵심 국가인 멕시코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획기적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세계 10위권 거대 시장 멕시코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AI(인공지능), 우주, 방산 등 첨단산업 시장 진출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순방 기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비공개 합의를 어긴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나 많이 아쉽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한국과 해당 내용을 비공개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고 있어 향후 양측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지난 24일 멕시코 동포간담회에서는 임기 관련 사안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혹시라도 2030년 6월 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야권이 주장하는 '연임 개헌론'을 거듭 일축했다. 이어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분초를 아껴가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연임론에 재차 쐐기를 박았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에 대해서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가 무산된 사례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출연해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원색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무언가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과한 주장을 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상황을 만드는 데에는, 선명해서 멋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 작가를 겨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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