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트럼프 '깜짝 회담'…대미투자 '진전', 안보협상도 '탄력'

투자협상 진전에 '극적 정상회담'…막혔던 안보협상도 탄력
'전작권' 첫 정상 논의…조선·핵잠 등 워싱턴서 후속 협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23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욕=뉴스1) 김근욱 심언기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UN) 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깜짝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양국의 주요 현안 협의가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대미투자 협상은 그간 투자 방식과 사업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큰 틀의 합의점을 찾아냈다. 조선 협력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등 안보 현안도 탄력을 찾고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정체됐던 투자 협의가 진전되면서 다른 한미 현안 논의에도 속도가 붙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미 간 핵심 현안 중 하나인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대미투자 협상, 막힌 물꼬 트였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사업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그간 양국은 투자 방식과 '사업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다른 한미 현안 논의까지 정체되는 영향을 받았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던 것도 대미투자 협상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 대미투자 협의가 급물살을 타며 합의에 근접하면서 이날 오전에야 한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됐다는 게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결정했다. 미국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후속 프로젝트로 검토 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가 대미투자 관련 발표와 관련해 "두 정상은 큰 틀을 보고받았고, 큰 틀은 다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협상팀에서 좀 더 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23 ⓒ 뉴스1 허경 기자
대미투자 뚫리자 안보협상도 탄력

안보 협력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대미 투자 협의에 물꼬가 트인 만큼 다른 한미 현안도 함께 진전시켜야 한다는 판단 아래 협의에 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해당 사안이 양국 정상 차원에서 직접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체 사안에 대한 그림을 설명했고, 조건은 충족해야 하지만 시점도 빨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후속 협의를 진행해보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협력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며 후속 논의를 서두르자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군함 10척 건조'와 관련해 후속 논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후속 협의 워싱턴서…호르무즈 논의는 없었다

양국은 이날 조선 협력과 원자력 협정, 핵잠수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현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후속 협의는 워싱턴에서 조만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원자력 협정과 핵잠수함 관련 논의는 진전이 더뎠지만, 대미 투자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면서 관련 협의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군사 목적의 핵물질 이용이 제한돼 있어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요청해온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한 논의는 이번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러 이슈가 많이 나와 호르무즈에 대한 논의는 사실 없었다"며 "특별히 빠진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현안을 논의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양측에서 별도의 언급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이애미에서 골프를 함께하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누며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언급했던 골프 회동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