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2인자' 강훈식, 1년3개월 만에 사의…대내외 활약에도 '인사'에 발목

국정 정상화·경제협력특사 '대내외 활약'…李 두터운 신임 받아
총리·서울시장 후보 하마평까지…인사 책임론에 결국 거취 결단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2기 개각 장관 2명이 낙마하는 등 인사 책임론이 분출하자 본인의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장관 인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지 1년 3개월여 만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국정을 보좌하는 자리로, '청와대 2인자'로도 불린다. 국정 정상화는 물론 대통령 경제협력특사로도 활약하며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으나, 청와대를 향한 인사 책임론 속 스스로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취임하면서 발표한 첫 인선에서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충남 아산을에서 제20·21·22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을 뜻하는 '97그룹'의 대표 주자로 꼽혀왔다.

특히 1970년대생 가운데 처음으로 대통령비서실장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젊은 비서실장을 기용해 국정 현안을 역동적이고 신속하게 풀어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평가됐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도 깊다. 제20대·21대 대선에서 각각 대선경선기획단장과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대선 도전을 뒷받침하며 '전략통'으로 꼽혔다.

강 비서실장이 3선에 성공한 충남 아산을 지역구를 뒤로하고 새 정부의 성공과 민생 회복을 위해 합류한 만큼, 이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통적인 비서실장 역할을 넘어 외교·경제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그는 대통령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캐나다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협상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졌을 때는 직접 해외를 돌며 원유와 나프타 도입 약속을 끌어내는 등 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

이같은 대내외 국정 행보로 주목받으면서 차기 국무총리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고, 서울시장 후보 등 하마평에도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다만 장관급 공직자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장관 교체 때마다 불거진 후보자 검증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취임하지 못하고 낙마한 인사는 이진숙(교육부), 강선우(여성가족부), 이혜훈(기획예산처), 용혜인(성평등가족부), 김승원(법무부) 전 후보자까지 모두 5명이다.

특히 용혜인 후보자의 경우 '의원 겸직' 여부를 사전에 조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김승원 후보자 역시 신약 로비 의혹과 탄원서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청와대를 향한 인사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정치권에서는 강 비서실장이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을 짊어짐으로써 최종 인사권자인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한다.

강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한 뒤 청와대 직원들에게 "제 거취와 관계없이 우리의 대오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평소처럼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강 비서실장의 사의 수리를 두고 고심 중인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가 강 비서실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조만간 이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