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중앙아 5개국 '서울선언'으로 新실크로드 연다…핵심광물 협력 강화(종합)

서울서 첫 다자회의 개최…李 "실크로드 정신 절실, 향후 30년 함께 준비"
광물 탐사부터 완제품까지 전 주기 협력…한반도 비핵화 지지 선언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참석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가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이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9.16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근욱 임윤지 기자 =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16일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핵심광물과 공급망,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경제·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공급망 분야에서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핵심광물과 한국의 첨단기술을 결합해 탐사부터 제련, 고부가가치 소재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전 주기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 5개국 정상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중앙아 협력 방향 및 혁신·번영·연계성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주제로 열린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의 서울 선언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날 세계는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과 기술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안보가 긴밀히 연결되는 그야말로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동과 서의 사람, 기술, 문화를 하나로 연결했던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교역과 투자, 산업과 인프라, 교육과 문화에 걸친 폭 넓은 협력과 신뢰의 관계를 만들어 왔다"며 "이제 지난 30여년 간 쌓아온 협력의 토대 위에서 앞으로의 30년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한국과 중앙아가 가진 각각의 강점은 각자의 과제를 함께 해결할 무한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6 ⓒ 뉴스1 이재명 기자
韓 기술-중앙아 핵심광물 결합한 공급망 협력…李 "실크로드 다시 열릴 것"

한국과 중앙아 5개국 정상은 이날 채택된 서울선언을 통해 한-중앙아 협력을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제도화해 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상회의는 2년마다 정례적으로 개최한다. 2차 정상회의 개최지는 카자흐스탄이다.

6개국은 중앙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을 결합한 공급망 협력을 추진, 핵심광물 가공과 산업 현지화, 과학·기술 협력 및 인적자원 개발을 포함한 공동 부가가치 생산망 구축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중앙아 산업장관 협의체를 신설하고 산업·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공급망 회복력을 포함한 실질 협력도 확대한다. 중앙아 각국 정부 내 한국 기업 지원 전담창구인 '코리안 데스크(Korean Desk)' 설치를 통해 현지 진출과 투자도 지원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석유·가스와 석유화학을 비롯해 천연가스 고도처리, 수력발전, 재생에너지, 에너지 인프라 현대화와 청정에너지 기술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이같은 교역·에너지·인프라 등 전방위적 협력 확대 방안을 토대로 '신(新)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중앙아의 교역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수출, 중앙아의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에 편중돼 있다"며 "이제는 이러한 품목을 넘어 소비재, 바이오, 디지털 등 신산업 분야로 교역의 범위를 확실하게 넓혀가야 한다. 주고받는 품목을 늘리고, 투자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핵심광물과 첨단 제조업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단순한 원자재 교역을 넘어 탐사부터 제련, 고부가가치 소재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핵심광물 분야의 전 주기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오랜 시공 경험과 검증된 기술을 갖춘 대한민국 기업은 중앙아 인프라 혁신에 함께할 최적의 동반자라고 확실히 자부할 수 있다"라며 "광활한 대륙을 잇는 교통과 에너지 대동맥, 촘촘한 물류망을 함께 구축해 유라시아의 잠재력을 펼쳐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걷는다면 1500년 전 그 길이 새로운, 그리고 아름다운 실크로드로 다시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6개국 경제계는 비즈니스 서밋에서 투자, 플랜트·인프라·물류 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및 재생에너지·원전 협력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국과 중앙아 5개국 기업 간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편 한국과 중앙아 5개국은 서울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중앙아 5개국 정상들은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선제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가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내년에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