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중수청장 지명철회' 강경파 대응수위 고심…내분 우려에 확전 자제

李대통령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 반대" 직격하면서도 추가검증 지시
혁신당 가세로 여권 내홍 확산 추세…여론 추이 살피며 최종 판단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자 청와대가 고심에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재검증을 지시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강경파가 요구하는 지명 철회에는 아직 선을 긋는 분위기다.

수사 공백 최소화 고심 끝에 이뤄진 인선임에도 '개혁 후퇴'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다만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면 강성 지지층 반발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대응 수위 조절에 고심 중이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여론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지난 12일 "대통령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에게 업혀 전전긍긍하나"라고 직격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사권 사수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김 후보자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하려 했던 시기의 전조와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추 지사 등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관련 추가 검증을 지시하며 강경파 목소리를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이 중수청장 지명 반발에 합류하면서 여권 내홍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이광철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연일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후보자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일관된 생각이 관철이 안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 "참으로 개탄스러운 언동"이라며 "(당시 검찰의) 공소장 기재를 보면, 김 후보자의 변명이 적어도 중수청장 후보자로서는 비루하고 함량미달인 답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수청장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검찰개혁 수위를 둘러싼 여권 내 해묵은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국정 지지율이 30%대까지 밀려나며 대통령의 그립감이 약해지고,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역전됐다는 조사에 대한 불안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6월 지방선거·재보궐 연대에 실패한 후 합당 신경전을 벌이는 혁신당의 존재감 부각 전략이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과도한 대통령 흔들기란 시각이 팽배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만큼 표적수사에 심하게 당한 사람이 있느냐"며 "대통령의 진정성을 왜곡하며 목소리 높이는 이들의 지난 행적을 보면 자기 정치로밖에 볼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가뜩이나 민생수사 공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데 검찰 출신이라고 무조건 반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자청에 제기된 의혹과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청와대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김 후보자 지명 보류·철회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검증을 더 철저히 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며 여론이 악화할 경우 번복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과거 검수완박 국면에서 반대나 우려 표명했던 것을 부적격이라고 하면 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면서도 "윤석열 검찰에 동조했는지 등 핵심 의혹은 정확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5선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후보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윤석열, 한동훈 체제에서 사표를 낸 분"이라고 엄호했지만, 이날엔 "(김 후보자가) '처음에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래서 저는 모르고 '아, 할 만한 사람이 됐다'고 했지만, 그 내용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