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형사소송법 거부권 사유 아냐…보완·후속 조치 반드시 필요"

"입법권 부정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보기 어려워"…거부권 행사 일축
"새 시스템 부족·잘못된 부분 신속·과감·철저히 보완"…先시행·後보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주장에 대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따른 우려, 부작용을 지적하며 "법령 정비 또는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 "수사-기소 분리를 규정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에서 의결됐다. 이를 두고 많은 논란과 이견들이 있다"며 "이 법률안이 위헌, 집행불능, 국익위배, 행정부 고유권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라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서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 헌정 질서에 위반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한·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입법권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과 여권 일각의 거부권 행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형사소송법 의결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 청구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걸쳐 매우 과대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면서 "검찰 내 일부 집단은 기소를 위해서 수사할 수 있다는 이 권한을 무소불위로 악용하며 있는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를 정해놓고 처벌하기 위해 별건수사, 먼지떨이·표적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고 개정안 취지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이러한 비정상적 형사 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며 "모든 권력 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에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따른 부작용 및 경찰 비대화 우려를 수용하며 향후 제도 보완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형사사법 체계의 선진적 정상화에 단초가 마련되었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령의 정비 또는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은 가죽을 벗긴다는 의미"라며 "한 번의 제도 변경으로 쉽게 종결되는 그런 개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적극적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래 취지대로 변경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선 "특히 새로운 수사 시스템 정착 과정에서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사 공정성, 수사 역량 제고에 작은 빈틈도 없어야 하겠다"면서 "검찰은 대표적인 공익의 대표자인 만큼 인권 수호자로서의 책임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국민 모두의 검찰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찰을 향해서도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 역시 뼈를 깎는 자세로 내부 비리 근절과 피해자의 실질적 보호, 민주적 통제 강화에 총력 매진함으로써 믿음직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