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카르텔' 실태 드러나…기술자 10명 중 4명 '자격대여' 의심

李대통령 지적한 '자격 장사'…6749명 자격 대여·명의 도용 의심
산림법인 등록정보 77%가 오류…감사원 "점검체계 개선"

18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한 야산에서 산립조합 벌목작업반이 지난해 산불로 고사한 나무를 제거하고 있다. 2026.3.18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적한 '산불 카르텔'의 실체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산림법인에 등록된 산림기술자 1만 6970명 가운데 6749명이 자격 대여나 명의 도용이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02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산림법인 소속 기술자로 등록된 1만 6970명을 점검한 결과, 1663개 법인 소속 기술자 6749명이 상시 근무를 하지 않았거나 자격을 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27일 밝혔다.

현행법은 산림법인 소속 산림기술자의 상시 근무를 의무화하고 있다. 산림공사의 부실 시공을 막기 위해서다. 자격 대여가 적발되면 기술자는 자격이 취소되고, 법인은 등록이 취소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자격증만 빌려 산불 복구 사업을 따내고 부실 공사를 반복하는 이른바 '메뚜기 업체' 문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문제가 수년간 방치된 데 대해 산림청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근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감사에서는 산림청의 관리 부실도 확인됐다. 산림청은 산림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산림법인 3234곳 가운데 77%(2483곳)의 사업자등록번호 등이 누락되거나 잘못 입력됐는데도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 이 때문에 4대 보험 자료를 활용한 등록 실태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고용보험 가입 이력과 근로소득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용보험 미가입자 823명, 중복소득자 1534명, 월 소득 80만 원 이하 기술자 4307명 등 모두 6664명이 상시 근무하지 않았거나 자격을 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사망자와 교정시설 수감자, 장기 해외체류자, 장기요양 판정자 등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운 산림기술자를 조사한 결과, 자격 대여 등이 의심되는 184명도 확인했다.

감사원은 산림청장에게 의심 대상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산림기술자 자격 취소와 산림법인 등록 취소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자격 대여를 막기 위해 상시 근무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점검체계를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