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대상 아냐"…李대통령, 대기업노조 '영업이익 N% 성과급' 쟁의 제동
노란봉투법 '쟁의권' 부작용 공론화…최태원도 "지속성 위해 바꿔야"
"노동법 기준 제공하는게 정부 역할"…대통령령·시행규칙 정비 지시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호실적을 거둔 반도체 기업 등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영업이익 배분시 직원 성과급을 우선 배분하는 것은 주주 권리와 경영권을 침해한다는 문제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영업이익 N%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등 대기업 노조가 파업을 협상 수단으로 삼는 것은 노동법이 보장한 권리를 뛰어넘는 초법적 발상이란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령·시행 규칙 등을 통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론화하며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하니 기존 노조에서 '노조 협상 대상이다'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극단적으로는 '협의를 해보고 (노조가) 동의 안 하면 가지 마라, 못 간다' 이런 취지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얘기가 나오고 있어 국민들께서 깜짝 놀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과연 소위 노동쟁의, 파업 등 투쟁의 대상이 될 수 있냐, 사회적으로 정당한 얘기냐는 그런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관련 없는게 있을 수 없지 않느냐. 경영권 매각도 문제가 될 것이고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온 사업장이 이거 갖고 지금 논쟁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이것(노동쟁의권)은 일정한 기준을 정해줘야 될 것 같다"면서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 특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이냐. 저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교섭에서 진통을 겪던 지난 5월에도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N% 성과급 요구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영계 역시 세금이나 투자자 이익배당 전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미리 떼어달라는 노조 주장에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에 대해 "제도를 만들다 보면 이상한 상황에 항상 마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문제가 구성원의 행복이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주주)의 문제를 정말로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드는 것이냐고 생각하면 이 문제(성과급 논란)는 지속성 있는 행복을 위해 그 문제를 손을 대고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스테이크홀더에 문제를 일으키면 이것을 지속할 수 없다"고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부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실리콘밸리에서 큰 이익을 낸 회사들은 전통적으로 영업이익을 노조가 나누는 법은 없었다"면서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투자자와 주주 의견이 배제되는 현재 구조를 바꾸기 위해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법 개정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 대통령은 현장 혼란의 최소화를 위해 즉각적으로 대응·적용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에 우선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노동법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법원으로 가기 전에 필요하다면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지침들을 정리해달라. 그래야 사회적 분쟁이 줄어든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그냥 입법을 단순히 집행하는 심부름꾼이 아니다"라며 "시행령, 대통령령, 시행 규칙, 노동부 지침 이런 것들로 명확하게 좀 미리미리 정해놓는 게 좋겠다"라고 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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