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현장 애드리브 李대통령 "전남·광주,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나"

"준비한 축사는 서면으로"…대본 접은 李대통령, 호남 민심 달랬다
"정책쇼 아냐" "억압·강요 안 했다"…서남권 반도체 논란 정면 돌파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30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호남을 찾아 "대통령 취임 후 1년 남짓 재임하면서 여러 보람 있는 일이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 기쁘고 의미 있는 날"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리 준비한 축사 대본 대신 약 20분간 현장 발언을 이어갔다.

발언 도중에는 "(축사를) 많이 준비했는데 생략해야겠다"며 "준비한 축사는 서면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이 대통령은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을 차례로 호명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전남·광주 통합에 큰 결단을 해주셨다"며 "선출직 공직자들이 자신의 당선 확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결단이 쉽지 않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두 사람을 향한 박수를 요청하며 "(이번 통합이) 이번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의전팀이 왜 두 분을 이렇게 멀리 떨어뜨려 놨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 도중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자를 호명하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민 당선자께서 5조원에서 필요하면 20조원까지 쓰겠다고 하셨는데, 지방정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30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날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 시민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광주·전남이 그동안 겪어온 지역 차별에 공감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위임받은 권한을 통해 어느 지역도 억울하지 않도록 예측 가능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 격차로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느냐.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서남권 반도체 투자로 소외와 배제, 슬픔과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지방 균형성장의 첫 출발점이 될 것 같다"면서 "오늘 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느끼는 소회"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정치인들이 하는 정책 쇼나 보여주기가 아니라는 점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 '팔 비틀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좋게 말하면 유도, 좀 심하게 말하면 유인"이라며 "억압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울러 "너무 즐거워서 말이 많아졌다"며 "전남·광주 특별시민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무대를 내려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