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서 대통령 뒷받침" 김 총리, 당대표 도전 앞두고 광폭행보

지난주 대구경북 연이틀 찾은 데 이어 이번주 사흘 연속 호남행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6.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이후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정부 측에서는 김 총리의 움직임에 대해 국정 운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에 가서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는 16일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준비 관계기관 간담회와 전남 보성에서 열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할 계획이다.

지난 6일 광주에서 열린 '뉴호남 포럼' 참석 이후 10일 만의 호남 방문이다.

김 총리는 오는 17일에는 전남 여수 해상풍력 공급망 콘퍼런스 전시회와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기로 준공식에 참석하고, 18일에는 전남 무안 국립목포대에서 강연에 나선다. 사흘 연속 호남을 찾는 셈이다.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의 3분의 1 정도가 집중된 지역으로, 당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호남 당원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잇따른 호남 방문을 두고 김 총리가 당권 도전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 총리는 지난 '뉴호남 포럼'에선 "이제는 바로 호남이 지방주도 성장과 K-황금시대를 만드는 중심이자 출발점이 돼야 할 때"라며 호남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총리의 발걸음이 호남만을 향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11~12일에는 대구와 경남을 찾아 정책 점검과 함께 민생 행보를 보였다.

김 총리는 지난 11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로봇현장을 점검하고, 그냥드림 사업장을 둘러봤다.

특히 그냥드림 사업은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먹거리와 생필품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복지 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모든 기초자치단체에 그냥드림 사업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를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 총리는 12일에는 경남 남해군을 찾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민생 현장을 둘러봤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은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소득·직업에 관계없이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주는 사업이다.

김 총리가 대구와 경남을 찾아 이런 현황들을 점검한 것을 두고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통합'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란 해석도 나온다.

당대표 연임 도전이 유력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달리 보수층까지 껴안는 이 대통령의 '실용·통합' 노선을 확고히하는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정운영에 있어서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김 총리의 행보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미 김 총리는 당권 도전 의지를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전날(15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당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정부와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제가 당에 가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사실상 전대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정부·여당 모두 성찰해야 할 정도의 만족스럽지 않은, 승리라고 하기 어려운 선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성찰 속에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김 총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한 경계심이 짙은 모습이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란 청산, 사회 대개혁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낙제점"이라고 김 총리를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과 문정복 최고위원 등 당내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들의 김 총리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전날(15일) 친여 유튜버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저희가 선거기간 전당대회의 'ㅈ'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사전투표 즈음해서 갑자기 전당대회, 당권 얘기가 나오면서 이게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입장에선 선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당권 투쟁부터 하느냐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김 총리를 겨냥했다.

조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6·3 지방선거·재보궐선거 평가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방선거가 진행 중인데 총리 그만두고 당권 도전한다는 게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줬겠느냐"라며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와 행보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전날(15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단체장 당선인들을 불러 오찬 간담회를 열었는데, 국민의힘 소속 당선인 4명은 전원이, 민주당 소속도 12명 중 3명이 불참했다. 민주당 소속 중에선 전재수 부산시장·우상호 강원지사·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이 불참했는데, 일각에선 정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 가지 않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