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두드리면 열릴 것"…레오14세 교황 방북 가능성 우회 거론

내년 세계청년대회 교황 방한 초청…"교황 방북은 북한에 달려"
北 반응 불투명해 공식요청엔 신중…"남북·한반도 평화 포괄 논의"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Vatican Medi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15 ⓒ 뉴스1 허경 기자

(바티칸·서울=뉴스1) 심언기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 및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안정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세계청년대회 계기 레오 14세의 방한 초청 의사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청 측과 레오 14세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에 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교황님께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해 말씀드리고,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위 안보실장은 "이 대통령과 교황청은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동 대화 계기에 레오 14세의 방한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전했다.

위 안보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면담은 30여 분 정도 진행됐다. 참모들도 배석하지 않은 채 통역만 이 대통령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 14세 교황은 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며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사회 평화 관련 의제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천주교가 한국 사회의 여러 고비, 특히 근대와 민주화 과정에서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천주교의 역할에 대해 기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에서도 대동소이한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에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며 "지금 단절되어서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추진하고, 어려우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요청 여부와 관련해선 파롤린 국무원장과 대화에서 그 가능성에 대한 거론은 있었지만, 명확한 방북 요청 의사까지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사국인 북한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3국 방문을 공식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공식 요청하더라도 북한이 이를 부인하면 방북 요청의 본래 의도와 취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흥식 추기경 역시 전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교황을 초청하고 여건을 만들어야 된다"며 "제가 보기에는 북한에 달린 일"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간 단독 면담에서도 교황의 방북 가능성 관련한 얘기가 직·간접적으로 오고갔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안정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를 했다"며 "세부적이고 구체 현안을 어떻게 논의했는지 말하긴 조심스럽다"고 했다.

고위관계자는 "교황청이나 교황님이 발신하는 메시지가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평화에 대한 메시지, 그런 것들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방한하시고 세계청년대회에서 그런 메시지를 발신하신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