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코르티스·김애란 인용한 각오…"넘어가 울타리, 그린 그린"

인사청문사무실 첫 출근길 비 정치인·관료 중량감 우려에
소설 '안녕…' 노래 '레드레드' 구절로 변화된 시대 강조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인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6.8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김근욱 임윤지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첫 출근길에 김애란 작가의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의 한 대목과, 아이돌그룹 코르티스의 노래 '레드레드'(REDRED)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과감하게 울타리를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정치인이나 전통 관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량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본인이 달라진 시대에 맞는 인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총리직에 임하는 각오'에 관한 질문을 받자 "제가 두 가지를 읽고 싶어서 적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김애란 소설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로, 지난번에 국무위원들 책 읽기 캠페인 할 때 바쁘지만 읽게 됐다"며 "'살면서 어떤 긴장은 이겨내야만 하고, 어떤 연기는 꼭 끝까지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걸, 그건 세상의 인정이나 사랑과 상관없는, 가식이나 예의와도 무관한, 말 그대로 실존의 영역임을 알았다'라는 문장이 기억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 집에 갔는데 동생이 요즘 코르티스 팬이어서 노래를 듣고 있는데 '도가니 사리기, 레드 레드, 신호등 바뀌었어, 그린 그린, 넘어가 울타리, 그린 그린'이라는 가사가 와닿았다"며 "몸 사리지 않고, 신호등이 바뀌고 시대가 바뀐 것에 맞춰서 과감하게 울타리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은 한 후보자와 함께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신임 총리 후보군에 올려 고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정 장관은 총리직을 고사했고, 강 비서실장은 신임 비서실장 인선의 어려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최종적으로 한 후보자가 지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자는 이들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문재인 정부 때는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 때는 한덕수 전 총리로 모두 정치계 혹은 관료로 주목받는 인사들이었다. 이재명 정부 첫 총리인 김민석 총리도 마찬가지다.

한 후보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소설과 아이돌 그룹 노래의 한 대목씩 인용하는 모습을 통해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李대통령 "결론은 일할, 일만 할 사람으로…적격이라 판단"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한 후보자에 대해 "한 장관은 경제통이고 중기부 장관을 1년간 수행하며 국정 운영 능력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실용주의 정부가 2년 차에 들어선 만큼 '일 잘하는 총리'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결론은 일할 사람으로, 일만 할 사람으로 (뽑았다)"라며 "내각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있는 힘을 다해서 전력질주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기에는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적격이라는 판단"이라고 한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