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인 총리' 낙점한 李대통령…경제대전환·분위기쇄신 포석
실무형 총리 발탁, 국정 운영 속도 의지…"공직사회 새로운 바람"
李 "다 바꿔야" 대전환 임무 부여…20년 만의 두 번째 女총리 상징성
- 한재준 기자, 이기림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이기림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 국정 2년 차 경제 대전환 추진을 앞두고 IT기업 대표 출신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아는 실무형 총리를 발탁했다는 평가다.
6·3 지방선거 이후 어수선한 정부 전반의 분위기 쇄신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과 K자형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대적 개혁에 나서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7일 김민석 총리의 후임 인사로 한 장관을 지명했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IT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이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국민 일부가 아닌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애초 이 대통령은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강 비서실장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한 장관을 후보군에 놓고 고심해 왔다. 이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치인 출신인 강 비서실장과 정 장관을 발탁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선택은 기업인 출신의 한 장관이었다.
정무형 총리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실무형·현장형 총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후 20년 만의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이지만,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 장관은 경제통이고 중기부 장관을 1년간 수행하며 국정 운영 능력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실용주의 정부가 2년 차에 들어선 만큼 '일 잘하는 총리'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것이다.
차기 총리 인선의 주요 배경으로 '업무 능력'을 꼽은 건 2년 차 국정 운영 속도를 배가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성과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정부 전반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 장관이 민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쇄신 분위기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3 지방선거에서 12곳의 광역단체장을 차지했음에도 서울시장과 부산 북갑·평택을 재보선에서 패배하는 등 여권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민심에 대한 고민도 저희로서는 상당하다"며 "국민들이 정부에 바라고 있는 것들, 잘한다고 평가하는 것들, 아쉽다고 평가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각을 앞두고 첫 번째 단추인 총리 인선이 '여성 기업인 총리'로 결정되면서 국정 2년 차 콘셉트는 AI를 필두로 한 경제 대전환과 K자형 양극화 극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경제 대전환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률이) 지속해서 우상향하게 하려면 우리 사회 모든 분야를 다 바꿔야 한다"라며 "양극화 완화 등 구조개혁 또한 본격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주문한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6대 구조개혁 과제는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네이버 대표 출신의 한 장관은 중기부 장관을 지내면서 스타트업 육성 등 정책을 추진했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AI 등 신성장 분야로 확장하고 스타트업·중소기업을 육성해 대기업 위주 경제 생태계를 전환하는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총리 이후 20년 만에 여성 총리를 발탁한 건 '능력'을 가장 중요한 척도에 두고 국정 운영을 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총리 인선과 관련해 "여성이라는 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능력 중 하나가 경제 운영 능력이다. 한 장관은 중기부 장관을 하면서 국정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년간 여성 총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한 장관의 발탁은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은 업무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고 잡음도 없었다. 대통령의 스타일과 잘 맞는 인사"라면서도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도 인사에 어느 정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85학번 출신으로 김혜경 여사와 동문이기도 하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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