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계엄 후유증' 넘어 국정 정상화…'팔천피·실용외교' 성과

대국민소통 '파격'-미중일 관계 '실용'-코스피는 '불장'
AI 대전환·6개 구조개혁 터닦기…집값·3高·중동전쟁 대응 난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25.6.4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을 떠맡은 이 대통령은 지나 1년간 국정 혼란상을 수습하는데 집중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특히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흔들린 국정과 내란 청산 후속조치에 매진해 온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파고를 무난하게 넘어서며 '팔천피' 활황을 끌어냈다.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공급망·에너지 위기와 지방선거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부동산 정책은 2년차 과제로 꼽힌다. 대외정책은 실용외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란 극복·국정정상화 주력하며 관세·팔천피·실용외교 성과

이 대통령은 취임 초반 내란 극복과 국정 정상화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6일 만인 지난해 6월 10일 이재명정부 1호 법안으로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법안을 심의·의결하면서 내란 청산에 시동을 걸었다. 3대 특검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불법적인 비상계엄에 가담자들에 대한 단죄와 검찰 수사의 칼날을 피해 왔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처벌도 이뤄지고 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들과 국무회의를 개최하면서 국정 정상화에도 속도를 냈다. 박용진 전 의원 등 여권 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는 물론, 낙마하긴 했지만 이혜훈 전 의원 등 보수진영 인사도 발탁하며 탕평을 꾀했다. 지난해 7월엔 일반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해 민생과 경제 안정을 꾀했다.

취임 이후 17차례에 걸쳐 의원단과 오·만찬을 갖고,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국회와의 소통도 강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9 ⓒ 뉴스1 허경 기자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 구현을 위한 토대 마련에도 집중했다. 국무회의와 타운홀미팅, 부처 업무보고, 각종 공식 행사에 파격적인 생중계를 도입해 국정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국민 소통의 전면에 직접 등판한 것도 이 대통령이 이전 정부들과 갖는 큰 차이점이자 파격으로 꼽힌다. 일상적 문제로부터 사회적 공론을 이끌어내는 장이자, 강력한 집값 안정 의지 천명의 통로, 가짜뉴스 대응 등에도 SNS를 적극 활용했다.

임기 초반 마주한 여러 난제 중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파고는 그야말로 최대 현안이었다. 지난한 협상 끝에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으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나아가 핵연료추진 잠수함(핵잠) 도입을 역으로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주식시장 부양은 가장 도드라진 성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 4일 2770.84였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9일 기준 8476.15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리며 이 대통령이 자신했던 '오천피'를 넘어선 것은 물론 꿈의 '일만피'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주택시장 안정은 일부 성과와 한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초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 의지로 시장이 주춤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 의식 속에 근본적 공급책과 함께 세제를 동반한 투기 억제 추가 대책을 고심 중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이 2년차 국정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추가 대책은 1순위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2 ⓒ 뉴스1 박지혜 기자
한중 '훈풍' 한일 '셔틀외교 복원'…북한 '냉랭' 한미 현안 해결 과제

대외 정책에 있어선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주의' 철학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미 동맹을 관리하는 동시에 중·일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 세계 주요 정상들과 활발한 소통으로 민간 교류 및 코리아 세일즈에 매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인 지난해 6월 16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전격 참석하며 대한민국 외교 정상화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같은 달 18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두 달여 후인 8월 23일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당시 총리와 두 번째 회담을 갖고 셔틀외교 복원에 나섰다.

8월 25일 워싱턴DC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이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유엔총회 △10월 아세안+3 정상회의 △10월 29일~11월 1일 경주 APEC 정상회의 및 2차 한미 정상회담 등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선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으로 한중 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UAE 국빈방문 △이집트 공식방문 △남아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튀르키예 국빈방문 등 외교관계 다각화에 힘을 쏟았다.

올해 들어서도 시진핑 국가주석과 2차 한중 정상회담으로 굳건한 실용외교 노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을 국빈방문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 및 관계 심화에 시진핑 주석과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의 '셀카'는 이같은 양국 밀착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 △룰라 브라질 대통령 국빈방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방한 △인도 국빈방문 △베트남 국빈방문 등 전 세계 주요 거점국가들과 활발한 외교로 경제산업 및 문화 교류 지원에 적극 나섰다.

다만 북한의 무응답 속에 답보 상태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대북 정보 유출 논란으로 한미 간 정보 교류가 삐걱대는 모습은 난제로 남아있다.

북한은 이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를 철저히 외면하며 중·러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사일 도발도 지속하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 등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으면 향후에도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미국과도 관세협상 후속 대미투자 및 핵잠 도입·원자력 협정 개선 등을 두고 시각차도 존재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주둔비 협상 등을 두고서도 지난한 협상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 ⓒ 뉴스1 허경 기자
중동 전쟁·3高·구조개혁 과제 산적…李대통령, 2년차 국정 청사진 주목

관세 협상을 매듭짓고 반도체와 방산, 조선 등에서 가시적 성과 기대감이 고조되던 시점에 터진 중동 전쟁은 우리 경제의 변수로 떠올랐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공급망 위기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고환율, 고금리 '3중고'의 그림자는 이 대통령에게 난제를 안겼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중동 전쟁의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힘들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AI(인공지능)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경제산업 구조 대전환, K자형 성장 양극화 문제,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구조개혁 등 산적한 현안도 국정 2년차 주요 과제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향후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번 회견은 국민주권정부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국정 2년차 비전과 주요 과제를 소상히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onki@news1.kr